#존재
모자람 자책하면 누가 날 알아주나?
삶속에 걱정근심 나 혼자 알았던가?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더군.
불안은 내게 없는 것에서 나오고,
행복은 내게 있는 것에서 찾는데,
알면서도 나는 홀로 방황하는 것일까?
시 「미로」는 삶이라는 복잡한 구조 속에서 길을 잃은 한 존재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한다. 시인은 자책과 불안, 그리고 방황이라는 감정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나는 누구일까?”,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이 시의 첫 구절 “모자람 자책하면 누가 날 알아주나?”는 자아에 대한 회의와 외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면서도, 그 자책이 타인의 이해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인식한다. 이는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존재의 외로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이어지는 구절 “삶속에 걱정근심 나 혼자 알았던가?”는 개인의 고통을 보편적인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시인은 자신만의 고통에 갇혀 있던 시선을 거두고, 그것이 모두가 겪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이 순간은 자기 중심적 시야에서 벗어나 타자와의 공감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다.
중반부에서 시인은 불안과 행복의 근원을 명확히 인식한다. “불안은 내게 없는 것에서 나오고 / 행복은 내게 있는 것에서 찾는데”라는 구절은 삶의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시어로, 내면의 통찰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면서도 나는 홀로 방황하는 것일까?”라는 물음은, 인식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시인은 진리를 알고 있지만, 여전히 길을 잃고 있다. 이 모순은 인간적인 모습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시는 깊은 울림을 준다.
「미로」라는 제목은 단순한 공간적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구조이자 감정의 상태, 그리고 자기 인식의 여정을 의미한다. 시인은 미로 속을 걷고 있지만, 그 길이 반드시 탈출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암시한다. 오히려 그 미로는 자신을 마주하기 위한 공간이며, 방황 자체가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 시는 조용하지만 강하다. 과장된 표현 없이, 절제된 언어로 내면의 복잡함을 드러내며, 독자에게도 자신의 미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미로」는 결국, 길을 찾기 위한 시가 아니라 길을 잃은 상태를 받아들이는 시다. 그리고 그 받아들임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