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니까
큰 형님의 부고 訃告에
친구 전화가 온다.
얽힌 갈등 葛藤 모두 지우고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용서 容恕를 구하라고.
‘알았어'하고 답 答 하곤
화장 火葬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도움 받은 기억은 없고
잘못한 기억만이 가슴속에 대못을 박아
모든 관계를 지운 지 8년의 시간이
시비 是非의 가림이
죽음 앞에 뭔 소용인가.
형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용서 容恕하고
하늘에서는 싸우지 말자
기다려.
내 맘보다
조카들 맘 달랜
용서 容恕가
어른인 것을.
친구의 전화에
고맙다고 말하니
도리어 고맙단다
우리는 친구니까
이해할 줄 알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