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波濤에게 묻는다
나를 키우고 사회를 키우자던 십 대 때의 결의는
무심 無心한 세월 歲月 앞에 덮였지만
덜 가지고 사랑한 탓에
가족이란 선물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우리
삼십이 년의 직장생활을 퇴직하는 친구를 위로하자는 배려 配慮 깃든 술자리는
마냥 술이 당기고
언제나 그랬듯이
치열 熾烈한 세상에서 견뎠다는 자부심과
노년의 청춘에 또 다른 불을 지펴야 하는 파도 波濤는 지내온 육십 년의 삶보다 잔잔하리라
가지 않은 길을 초연 超然하게
사랑한다는 말로
햇빛과 바람이 나뭇가지에 실려
계절 季節을 알리는 오늘과 내일이 궁금해지고
너그러워지는 마음으로 하늘을 쳐다보기
나를 키우고 사회를 키우자던 우리는
무심 無心한 세월 歲月 앞에 덮였지만
덜 가지고 사랑한 탓에
오늘도 안부 安否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