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_ 사이’
대형 발광 發光다이오드(LED) 화면에서
옛 성덕대왕신종의 이미지가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과거가 살아나 현재를 만나고
현재는 또한 미래와 손잡는다
할아버지 공덕 功德을 아버지가 기리더니
아들이 떵~엉 소리를 내며 완성한 에밀레종은
통일신라의 흥망성쇠 興亡盛衰가
사람들에 휘말려 나락 奈落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신호탄이 되듯
역사 歷史의 수레바퀴는 여전히 현실을 때리고 있다
좌우 이념 理念이 한낱 개인의 일탈 逸脫에 선동 煽動되어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정치판이 역겹고
눈치 보는 헌법재판관이 역겹고
이를 쳐다보는 국민들이 안타깝다
힘의 논리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트럼프의 정치가 받아들이는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개탄 槪歎스러운 부끄러움에
떵~엉 에밀레종 소리를 들어보자
떵~엉 에밀레종 소리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