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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별들과 함께 반짝이는

낭만 간호사 -송상아 시스터-



“Interview Question”


1. 안녕하세요. ‘낭만 간호사’ 상아 시스터는 어떤 업무를 주로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 저는 종양전문간호사를 위해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중앙대학교 광명 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송상아입니다. 본원에서 8년 동안 근무하다가, 광명 병원이 오픈하게 되어 옮겨온 지 이제 6개월 되어가요. 저의 주 업무는 암의 치료를 위한 항암제 투약을 하고, 또 암의 진행에 따른 증상을 조절하는 간호를 담당하고 있어요. 워낙에 중증 환자가 많아서 응급상황이 많은 만큼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말기 암 환자들의 경우에는 임종간호를 다루기도 하고요. 



2. 간호사분들에게 혈액종양내과는 어느 병동이든 정말 힘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매번 웃는 얼굴로 병원을 지키는 상아 시스터가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저는 처음에 입사지원서를 낼 때도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전부 다 혈액종양내과를 쓸 정도로 이곳에 오고 싶었어요. 혈액종양내과 그 자체로도 너무나도 매력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희 병동에서 많은 환자들이 죽음의 근처에 있기 때문에 치료적 행위뿐만 아니라 정서적 치료 또한 아주 중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암이 드리워서 어둡고 우울할 것 같지만, 하루하루에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히 여기는 희망이 가득한 곳이랍니다. 이 매력 넘치는 곳에서 환자들을 만날 때 가장 보람찬 마음이 들어요. 한 평 남짓한 침상에서 외로울 환자들에게 저는 간호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친구도 되어주고 손녀도 되어주고, 딸도 되어주고 언니도 되어주는 순간들이 굉장히 행복하답니다.





3. 병원에서 느껴지는 냄새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상아 시스터의 감정이 궁금해요.

병원은 들어서는 순간 알싸한 향이 맴돌아요. 흔히 우리가 아는 병원 냄새, 바로 ‘알코올’ 냄새죠. 실제로 옛날처럼 에탄올 향이 가득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알코올 향이 잔잔하게 맴돈답니다. 오늘 인사했던 환자의 침상이 내일 출근해서 비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이곳에서 제가 가장 감사하는 것이자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너무나도 특별했을 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제가 그들의 기억 한 켠에 자리하는 일이에요. 어쩌면 생에서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사람이 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장 감사하고 두렵답니다. 그래서 매 순간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나’라고 여기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수많은 일들 속에서 환자들의 임종을 제가 맞이했던 순간들은 도무지 잊히지가 않아요.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제 마음속의 별이 되었답니다. 한 분씩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분들 덕분에 제 마음은 온통 반짝이는 별천지랍니다.





4. <낭만 간호사>라는 말 그대로 낭만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하셨어요. 어떤 의미로 붙인 제목일까요?

낭만 간호사에는 다른 곳에서는 겪을 수 없는 병원 속의 ‘낭만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우리가 살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소중함들이 이곳에서는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무심코 살아가는 오늘 하루조차도 말이에요. 모두들 꺼려 하고 굉장히 어둡다고 생각되는 병원에서, 결코 밝았더라면 볼 수 없었을 반짝이는 낭만들을 담은 이야기랍니다.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동화책처럼 편하게 풀어냈어요. 간호사 뿐만 아니라 우리 환자들과 그 옆의 보호자들 그리고 병원과 관련 없는 모든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썼어요. 낭만과 병원은 참 이질적으로 들리는 단어인데, 제 책을 읽고 나면 병원이 얼마나 낭만스러운 곳인지 알게 되실 거예요. 모든 하루에 낭만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목을 낭만 간호사라고 지었어요 :)




5. ‘낭만 간호사’가 아닌 병원 밖 송상아는 최근 어떤 행복을 누리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평소 함께하는 향기로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요즘 오일 퍼퓸인 ‘밤쉘’을 사용하는 중이에요. 다니엘 트루스 제품인데, 향이 정말 특별해요. 백화점 놀러 갔다가 저도 모르게 향기에 이끌려서 구매해버렸지 뭐예요. 같은 곳에서 나오는 칼라브리아 버가못과 레이어드해서 사용하는 날도 있고요. 과하지 않은 꽃 향인데, 작약 향이랑 굉장히 비슷해요. 그리고 끝에는 약간의 시트러스 향도 가미되어 있답니다. 향수뿐만 아니라 디퓨저도 밤쉘을 사용 중이에요! 결혼하고 신혼집에서 처음 들인 디퓨저가 밤쉘이라서, 나중에 이 향을 맡게 되면 지금의 행복함과 설렘을 느낄 것 같아요. 신혼집을 예쁘게 꾸며 놔서 집에 오는 것이 매번 행복했거든요. 요즘도 남편이랑 문을 열며 ‘어머 향 좋다’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 설렘과 행복함이 10년 뒤에도 남아있을 것 같아서 생각만으로도 좋네요!





상아 시스터가 찾아가는 낭만처럼

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은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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