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유통에 대한 고민
기존의 영화, 드라마의 유통 체계는 명확하다.
영화는 극장 유통이 메인이다. 부가 판권이 보완한다고 하지만, 평균적으로 극장 매출의 3~40% 정도인 만큼 극장에서의 수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작사는 손익 분기점을 넘는 순간부터 순수익의 40%를 가져가기 때문에, 그만큼 극장에서의 수익이 얼마가 나오는지에 생사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는 기존의 방송국과 OTT로 크게 나뉘는 형국인데, 요즘 방송국은 제작비의 일부만 대고 방영권을 구매하고,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제작비에 일정 퍼센트를 산정하여 콘텐츠의 모든 권리를 가지는 형태로 계약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극장 영화는 투자 배급사의 선택을, 드라마는 방송국이나 OTT의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입장.
그런데 영화 뿐만 아니라, 방송국까지 투자하고 구매하는 작품 수를 줄이면서 제작사들은 마치 왕의 간택을 받는 궁녀마냥 노답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영화, 드라마 제작 편 수가 줄어든 것이야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영화는 영화값 상승도 원인 인중 하나) 그 중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온라인에 볼거리가 너무나 넘쳐난다는 것도 있는 터라 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기로 일단 방향을 잡았다. 매체에 선택을 받아야하는 입장이 아닌, 내가 미디어가 되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유튜브 채널을 만들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니 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에는 두 가지의 치명적 문제가 있었다.
1) 유튜브는 지속성이다
유튜브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야 말로 지속적인 것에서 가장 거리가 먼, 단발성 이벤트 같은 콘텐츠다. 나는 심지어 12, 16부작 드라마 개발도 완수하지 못했던 전력이 있었다.
2) 유튜브는 공짜다
콘텐츠 자체에 값이 매겨지는 영화, 드라마와 달리 유튜브는 콘텐츠 자체로 돈을 벌기가 어렵다. 물론, 자체 조회수 수익이라는 수익 통로가 있기는 하나 조회수 수익만을 바라보고 하기에는 유튜브계가 이미 레드 오션이 되어버린 터라 어렵다.
결국, 유튜브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어마어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코미디언들에게 어마어마한 존경심이 들었다.
홀로 기획과 각본을 짜고 심지어 연기까지 되는, 그리고 매 주 방송국에서 코미디 코너를 올렸던 경험으로 지속적인 콘텐츠 기획에 특화된, 그들이야말로 유튜브 생태계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영화제작자인 나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1) 지속적인 콘텐츠
: 일단 투 트랙으로 가기로 했다. 숏폼 영화는 영화대로 만들고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콘텐츠를 만든다. 만드는 과정과 실제 결과물의 양적 비율을 3:1, 4:1 정도로?
2) 비용 줄이기
: 아... 이게 영화인들이 진짜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눈이 높은 것이다. 근데 그냥 눈을 질끈 감고 왠만한 건 내가 다 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차차 풀기로...
이렇게 <시네마 세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