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by 풍경달다

부르지 못한 이름이 있다면

행여 들킬까 봐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있다면

아무도 없는 그곳 대숲으로 달려가 목이 쉬도록 허리가 꺾이도록 불러볼 것이다

온몸과 온 마음으로 부르고 부르다 보면

언젠가는 바람결에 희미한 답이 올 지도 모른다는 헛된 바람은 결국 부르는 이의 몫일뿐

끝내 사랑이 되지 못한 이름들이 쌓이고 쌓인 대숲에 장대비가 내리면 어린 대나무는 쑥쑥 자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름 모를 누군가는 무성해진 대숲을 찾아와 부르지 못한 이름과 마음을 목놓아 부르고 또 부를 것이다

혹여나 부르는 이름이 답하지 않을까 잠시 숨을 고르고 두리번도 거리겠지만 고요한 대숲의 바람소리만이 그를 스치고 지나갈 것이다


도저히 소리 내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그런 날이 온다면

또다시 누군가의 누군가는 대숲으로 달려가 목이 쉬도록 허리가 꺾이도록 그리운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를 것이다

무성한 대숲에는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내리고 어린 대나무가 쑥쑥 자랄 것이다

달빛 발치에서 서성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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