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지 않을 마음에 대한 예의

by 풍경달다

너에게 닿지 못한 마음이라고 해서 이 마음 자체를 부정하지는 말아줘

네가 두 손 내밀어 반기지 않는다고 해서

봄날의 눈발처럼 금세 사라질 순 없는 거잖아

이 마음이 되기까지 저 혼자서 설레고 망설이고 주저하고 결심하던 간도 제법 될 터인데

그렇게 금방 없어질 거라면 애초에 생겨나지도 않았겠지

네가 원치 않는 이 마음의 소유권은 이제 온전히 내 것이니

너에게 알아달라고 받아달라고 시간을 두고 생각해달라고 매달리진 않을게

대신에 내 마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면 좋겠어

물론 네가 꼭 그래야 한다는 의무는 없어

단지 너에게 좋은 마음을 가졌던 사람으로서의 부탁이고 희망사항일 뿐이지

너를 오랜 시간 귀하게 담았던 마음에 대해 잠시라도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그저 담담히 침묵해주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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