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올리는 나의 코요테 시절" – ChatGPT와 함께한 꿩 사
4학년 가을,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갔을 때만 해도 나는 울고만 있었다.
익숙하던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산과 들, 두엄 냄새와 싸리문 사이를 걸으며
하루하루가 낯설게 흘렀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흘렀고,
6학년쯤 되었을 무렵엔 나도 어느새
산등성이를 훌쩍 넘어 다닐 정도로 몸이 가벼워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꿩을 잡으러 가기로 했다.
나(6학년), 내 동생(4학년), 사촌 동생(2학년),
그리고 육촌 동생 두 명(다섯 살, 네 살).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기 그지없는 원정대였지만,
그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번 곶집 수리부엉이 사동에 깜짝 놀라 도망쳤던 바로 그 아이들이었다.
들깨를 다 털어낸 곳.
볕이 잘 드는 그 자리에서 꿩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우리는 동시에 외쳤다. “이야—!!”
앞만 보고 달려갔다.
손에 잡히는 건 없었는데… 다리가 묵직했다.
정말이지, 순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설마… 발로 잡았나?’
천천히 다리를 끌어보는데
뭔가가 주욱 딸려 올라왔다.
그때, 뒤에서 육촌동생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느아아ㅏ가강가가악——!!!”
나는 꿩을 잡은 게 아니라,
꿩을 잡으려다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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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덫은 짐승을 잡으려
넷째 할아버지가 들판에 설치해 둔 것이었다.
비명 소리를 듣고 황급히 달려오신 그분은
덫을 재빨리 풀어주셨고,
집으로 데려가 호랑이 고약을 발라주셨다.
요즘 같았으면 병원으로 가서 엑스레이라도 찍었을 일이다.
그런데 그 시절엔 호랑이 고약이 만병통치약이었다.
누렇게 기름기 도는 고약 냄새가
눈물보다 먼저 온기를 줬던 시절.
잠시 후,
남의 밭 품앗이에 가 계시던 엄니가
부랴부랴 달려오셨다.
피도 흘리지 않고 다리가 붙어 있는 걸 확인한 순간,
가장 먼저 날아온 건 등짝 스매싱.
“이눔아! 어디서 꿩을 잡어!”
그러고는 다리에 다시 한 번 고약을 덧바르고,
아랫목에 담요를 깔아 나를 눕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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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그 꿩은 분명히 ‘비웃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아주 로드 러너처럼,
삐빅— 하며 도망가던 꿩.
그리고 코요테처럼 덫에 걸린 나.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더는 시골이 낯설지 않았다.
덫도, 울음도, 볕도, 고약 냄새도,
그해 가을의 일부로 남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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