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의 맛

참자연의 맛

언젠가의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 사진은 마 덩굴입니다.

그러니까 그 뿌리를 캐내어 믹서기에 우유와 함께 넣어 곱게 갈아 마시는 건강 음료의 주재료인 셈이죠.




출근길에 부쩍 자라난 걸 작년에 봤는데 아마 화단을 어지럽힌다는 생각에서인지 모조리 쳐 내어 마음이 영 좋질 않았습니다.

올해는 어떨지 궁금해서 출근길에 이따금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달에 다시 자라난 걸 보아 이내 사진을 찍어 두었더랬습니다.

지금은 또 다시 끊어내고 없더군요.

이 작은 식물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어린 시절, 먹어 본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야생 그대로의 날 것을 먹었는데요. 시골로 전학 가서 모든 것이 생소하던 때, 한 살 터울의 S형이 먹어 보라며 그 뿌리를 건네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은 아마 토요일 하교길이었을 겁니다.

해가 그리 따갑지 아니하던 때였으니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때였으려나요.

모내기에 물을 대느라 물이 다 빠져버린 수로에서는 물고기를 주워 담을 수 있었고 이어져 있는 다리 밑으로 저를 데려간 형은 흰 빛 모래흙이 가득한 비알을 손으로 마구 헤쳐내더니 우동 가락 같은 굵기의 뿌리를 몇 개나 캐어 내고는 쓱쓱 닦아 내었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닦아 내니 뿌리 껍질이 벗겨지고 뽀얀 속살을 드러내었습니다.

그걸 자신의 입으로 직행시키고는 그대로 씹는 것이었습니다.

뜨악하며 쳐다보는 저에게도 권했습니다. 제가 도리질도 못한 채로 기가 질려 있으니 '마'라고 얘기해 줍니다.

그렇게 몇 뿌리나 먹고 다시 권합니다.

고구마 같은 맛이라고.

그말에 '아!'하며 비로소 넘어갔습니다.

왜냐하면 S형네 고구마는 왜냐하면 달콤했거든요.

조그만 입으로 앞만 살짝 끊어내어 살살 씹으니 맛이 무척 답니다.

좀더 씹어 먹으니 이것은 말 그대로 고구마였습니다.

비알에서 몇 뿌리쯤 더 캐어 먹고 돌아온 기억이 새롭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저는 서울로 오게 되었고 얼마 간이나 그 일을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생각나면 저도 모르게 웃음짓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프로그램에서인가요?

그때 먹은 것이 마 뿌리는 아니고 두번째 사진의 뿌리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그 식물의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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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메꽃입니다.

궁금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니 효능이 무척 좋습니다.

샘물도 그냥 떠 먹어도아무런 탈이 나지 않던 아름다운 그곳. 그때 S형이 건네 었던 메꽃뿌리는 얼마나 좋은 영양분을 지녔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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