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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손님
갑자기 다녀간 귀한 손님,
준비해 드릴 게 딱히 없기에
된장국 한 솥 끓여낼 양으로
따다 두었던 시렁 위 호박,
살짝 조려 보았습니다.
육젓 하나 없는 심심한 맛이라도
그 마음 아셨는지
고봉 밥 비우시고
찬물 한 그릇 자시더니
바쁜 걸음하시며
내년에 다시 보자 하십니다
***
이와 같은 기분으로 대접 받은 한 끼.
그 한 끼 식사로 일 년을 살아낼 기분.
이병력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