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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총량의 법칙

나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총량이 정해져 있다.

by 황태

어제 들은 설교내용이 너무 인상 깊어서 글을 남겨본다.


마태복음 20:16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먼저 구원을 받은 자와 나중에 구원을 받은 자 모두 천국에 들어갈 수 있고 오히려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수도 있다는 천국의 원리에 대한 말씀이었다.


항상 이 말씀을 보고 궁금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구원을 받아 천국에 들어가는 자가 왜 먼저 될 수 있는 걸까? 먼저 천국에 들어가는 자가 먼저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목사님은 에너지 총량의 법칙을 예시로 들어 설명해 주셨다.


에너지 총량의 법칙은 에너지의 형태가 변하거나 다른 에너지로 변환되어도 전체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법칙이다.


즉 신앙생활도 총량이 존재해서 먼저 신앙생활을 시작해 힘쓴 사람은 나중에 힘을 덜 쓰게 되고, 나중에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뒤늦게 몰아서 신앙생활에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내 회사생활이 떠올랐다. 항상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 "바쁠 때도 있고 한가할 때도 있고 어차피 하는 일의 양은 제로 썸이네." 회사 일도 따지고 보면 내 연봉에 맞는 일의 총량이 있고 그 일을 1년 동안 나눠서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야근을 하거나 회사일 때문에 괴로워지더라도 돈 받은 만큼 일하고 힘든 것일 테다. 총량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나의 회사생활이 억울하지 않아 졌다.


공부도 보면 나는 고등학교 때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 또 시기를 세분화하면 평소에 많이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험기간에 열심히 몰아서 공부해야 한다. 지금 공부하기 싫어하거나 힘들어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나는 내 인생에서 일정량 정해진 공부량만큼 공부해야 하는 것일 뿐이다.


에너지도 매한가지다. 나의 삶의 체력은 총량이 정해져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일정량 늘릴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는 에너지는 부족해진다. 나에게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체력의 총량을 잘 안분해야 한다.


돈도, 누릴 수 있는 건강도 총량이 있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은 때에 깨달은 만큼 효율적으로 정해진 인생을 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이상 힘들다고 불평하거나 억울해할 이유는 없다. 나의 인생 총량을 잘 배분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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