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친구와 얼마 전 사랑의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있는데 현실적인 문제들도 결혼이 망설여져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제대로 알아보고 싶은 것 같았다. 사랑이라고 판단이 서면 현실적인 문제를 딛고 일어서서 결혼을 하려는 것일까.
친구가 말하는 사랑의 척도는 기꺼이 상대방을 위해 대신 죽어줄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척도는 상대방을 위해 무언갈 해주고 싶고 맞춰주고 싶은 것이 희생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기쁨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주체의 행복에서 결코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 깃든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_연옥 편>
사랑의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 같다. 하지만 포괄적인 공통점은 한 가지 있다.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나의 먼저가 되는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는데, 그렇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보다 더 큰 사랑을 주게 될 것이고 내 몸보다 더 사랑해야 할 테다.
최근에야 비로소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닫고 있는 것 같다. 부모-자식 간의 아낌없이 주는 사랑까지는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내 몸이 피곤해도 상대가 피곤하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에 안마해 주고 싶은 것, 조금 귀찮더라도 내가 수고해서 맛있는 밥을 차려주고 싶은 것, 나는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같이 좋아하고 싶은 것이 사랑의 마음이 아닐까. 즉 나보다 상대가 더 소중해지는 마음이다.
나 자신보다 상대가 먼저인 마음이 우러나올 수 있는, 즉 사랑을 할 수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내가 사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랑은 다시 나에게 반사되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명대사 중 이런 대사가 있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드라마의 맥락상 내가 하고 싶은 말과 같은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랑은 돌아오는 것이고 반사되는 것이다.
우리 사랑을 무량하게 펼칠수록 우리가 받는 영원한 선도 더 커지는 것이란다.
저 위에서 사랑을 지닌 영혼들이 많을수록 사랑의 가치도 더하며 사랑은 더 자라나니
모든 영혼은 거울처럼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단다.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_연옥 편>
모든 영혼은 거울처럼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다. 사랑의 원리란 정말 멋진 것이다. 사랑이 희생이 아닌 이유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한다. 나의 커다란 사랑은 거울처럼 반사되어 다시 내게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 사랑을 계속해서 펼쳐나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