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 고찰 02화

반복되는 시간, 루틴

반복되는 시간들에 가치를 부여하기

by 황태
모든 사람은 시간에 맞추어 생활해야 하며 일해야만 한다. 반복되는 하루하루는 제각기 그 나름의 무게와 특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시간이란 흐름은 그때마다 독특한 부분으로 분리되어 있어 측량할 수가 없다.

또한 무한한 시간으로 충만해 있던 생활도 끝나가고 있었다. 즉 축제 일이니, 일요일, 생일 같은 날은 더 이상 나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다. 헤르만 헤세, 젊은 날의 고뇌_꿈꾸며 방황하며 사랑하며


이번 주 월요일, 화요일 그리고 남은 시간들도 아마 계속 야근을 할 것 같다. 최근에 새로 배우는 업무들을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해서인데, 업무시간에는 인수인계를 받고 점심시간과 여유시간과 퇴근 이후에 혼자 공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내 두뇌는 한순간의 휴식도 없이 내리 하루 10시간 반~11시간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 된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시간들이 떠오르고 있는 최근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탓에 눈을 뜨면 운동하고 출근한 뒤 퇴근한다. 퇴근을 하면 집에 와서 눈을 감는다. 어느 때보다도 나의 자유시간 없이 시간에 맞추어 살아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별 의미 없이 반복되는 것 같은 시간들이 의미 없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내지 않는다면 나는 새로운 업무를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시간의 가치다.


특수한 상황이 아닌 평소의 출퇴근이라고 하더라도 맞추어 살아가는 시간은 나의 맞추어 살아감에 의해 가치를 지니게 된다. 내가 매일 반복해서 맞추어 나가는 것 자체가 가치의 반증이다.




가치가 반증되었다고는 하나 스스로도 시간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시간은 무한하지 않지만 자주 반복됨을 통해 시간은 그 빛을 퇴색하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맞추어 살아갈 시간에 가치를 부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생일은 반복되지만 개개인에게 비할 바 없는 의미 있는 기념일인 듯, 반복될지라도 반복되기에 소중하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나의 반복되는 시간들에 가치를 느끼고, 또 부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그 시간 속에 나만의 비밀을 만들어 놓는 것은 어떨까?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들에 마음을 쓰지 않고 나의 마음만을 온전히 긁어모아 몰두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몰두한 채 스스로의 비밀스럽고 은밀한 행복을 누리는 시간을 반복되는 시간 속 노른자위처럼 콕 박아 놓는 것이다.


나만의 시간은 반복되는 시간 속 열매가 되어 줄 것이며, 가치를 부여해 줄 것이며, 때로는 도피처가 되어줄 것이다. 노른자위와 같은 시간은 계란을 질리게 하지 않듯이, 또다시 반복하여 살아가는 힘을 마련해 주게 된다.


그러한 시간은 은밀함이 포인트다. 계란 속에 노른자가 감춰진 것처럼, 내 마음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시간이어야 한다.


나는 생각해 보면 아침에 달리는 달리기, 고요한 새벽 바라보는 어슴푸레한 숲과 하늘, 출근 전 읽어 내려가는 책, 회사에 도착하기 전 마음을 달래는 그때마다의 꽂힌 음악들, 여유가 날 때마다 메모장에 기록해 보는 문장들, 퇴근길 여유로운 하늘의 운용, 잠들기 전 노란색 스탠드 불빛 아래 책 읽는 시간 등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보다 더욱 사색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무엇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시간 속 감동을 느끼고 스스로의 생각에 빠지는 시간이 덧입혀져야 한다.




반복되는 시간은 우리에게 가치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가치를 느끼거나 부여해야 한다. 또한 그 시간들 속 우리 스스로의 노른자위와 같은 은밀한 시간을 숨겨놓아야 한다.



우리 마을 위의 산기슭에서 보내는 이 저녁 시간의 한때, 이 작열하는 짧은 시간 속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을 관망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의 생활을 부러워하지도 않고 거기에 대해서는 모두 잊어 버린 채 나의 일에 몰두하고 나만의 즐거움에 빠진다. 헤르만 헤세, 젊은 날의 고뇌_꿈꾸며 방황하며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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