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한달살기 5일차_불완전함도 완전해질 수 있다.

대학 동기 3인의 얼렁뚱땅 좌충우돌 세비야 정착기

by 노마드 깅디

어제 드디어 'Moon'이 세비야에 왔다. 원래 5월 28일에 같이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는데, 당일날 아침에 전화가 왔다. "나 오늘 비행기 못 탈 것 같아... 나 지금 병원이야" 문은 며칠 전 갑자기 심한 몸살이 나서 병원에 갔다가 의사에게 콩팥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쉬면서 컨디션이 나아지는 듯했는데 다시 아파져서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있단다. 급하게 비행일정과 도착지를 바꿀 수 있는지 알아봤다. 다행히 카타르 항공앱을 통해 간단하게 6월 8일 마드리드행 비행 편으로 변경을 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주일 안에 건강을 회복해서 세비야로 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컨디션을 어느 정도 회복해서 무사히 세비야에 오게 되었다. 드디어 세비야에 3명이 모였다. 다리가 2개이던 의자에 마침내 세 번째 다리가 생긴 것처럼 완전해진 기분이 들었다. 우선 오자마자 닭볶음탕과 샹그리아를 마시며 웰컴파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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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한달살기 팁: 샹그리아를 만드는데 생각보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그러니 그냥 마트에서 1.5L 페트병에 담긴 샹그리아를 사서 과일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쉽고 간편하게 기분을 내보는 걸 추천한다!



지구살이를 하다 보면 요리솜씨가 는다. 그리고 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대한 맛을 내는 방법을 찾게 된다. 원래 문이 한국에서 고춧가루를 비롯한 여러 한식재료를 갖고 올 예정이었는데 고춧가루를 안 가져왔다는 거다! 닭볶음탕을 해 먹으려고 고춧가루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그 소식을 접한 건 이미 닭을 삶고 있던 시점이라 돌이킬 수도 없었다. 그래 이가 없으면 잇못으로 먹는 거지... 고추장으로 해봐야지 별 수 있나. 별 기대 없이 고추장으로 닭볶음탕을 만드는데, 이게 웬걸? 닭볶음탕 맛이 나잖아?? 지구살이를 하며 항상 깨닫는 것 중 하나는, 과정이 완벽하지 않아도 결과가 좋을 수 있다는 것.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는 것. 그러니 부족하다 느껴도,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오지 못했더라도, 항상 같이 있었던 것처럼 결국 현재 세비야에 다 같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 참고로 닭볶음탕은 어느 나라에서든 비교적 간편하고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한식이다. 닭은 이슬람이건 동남아건 가장 흔한 고기이고, 들어가는 야채도 흔하디 흔한 감자가 메인이다. 아시안 마트에서 구해야 할 건 간장과 고춧가루정도! (고춧가루가 없다면 우리처럼 고추장도 가능하더라) 아! 그리고 다시다는 한국에서 꼭 챙겨 오도록 하자. 아시안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데, 이것만 있으면 성공확률이 반은 먹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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