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건강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도 챙기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은 웰빙의 개념을 더 확장했다.
“사람에게 이로우면서 만족할 만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지칭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 웰빙은 소득이나 부 같은 물질적인 웰빙, 그리고 행복과 건강 같은 육체적•정신적 웰빙, 또 민주주의와 법치를 통해 시민사회를 참여할 수 있는 기회, 교육 수준을 포 함한다.”
심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교육, 복지 등 인간의 행복을 위한 모든 분야로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포용은 인종, 성별, 연령, 문화 등으로 인한 차별을 반대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여성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미투 운동’이 각 분야에서 이루어지면서 여성권익 신장에 도움을 주는 듯했다. 그러나 오히려 반작용으로 ‘펜스 룰’이 등장하고 확산하면서 사회적 갈등과 같은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은 남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진통과정임은 분명하다.
2016년 세계 여성의 날에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25.6점으로 28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2017년 기준 국내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은 3%, 정부의 장·차관급은 2.8%이라고 한다. 『여자의 미래』에서는 마쓰이 게시이의 ‘위미노믹스’(womenomics 여성의 경제활동을 뜻하는 용어)를 언급하면서, 일본 경제의 침체 원인 중 하나로 ‘여성 인력의 저조한 경제활동’을 꼽았고, 앞으로 일본 경제는 ‘여성 인력의 경 제 활동 여부에 따라 성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단순히 여성만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분야의 불평등은 더 심하고, 그런 불평등은 국가나 사회의 발전을 저해한다. 『불평등의 대가』에서 저자는 “불평등은 시장 경제의 역동성, 효율성, 생산성 등을 마비시키고 효율성과 무관한 분배 구조를 고착화해서 사회 전체를 침몰시킨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불평등은 정치 시스템 실패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경제적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하고, 이러한 불안정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포용’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는 포용적인 정치제도는 정치권력을 분배하고 법과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중앙집권화를 달성하게 한다. 그리고 안정적인 사유재산권의 토대를 마련해서 포용적 시장 경제를 뿌리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책에서는 한국 경제성장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1980년대에는 경제성장을 보장하는 포용적 정치제도로 이행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마켓 4.0』에서는 “앞으로는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연결성이 강조된다”라고 하는데 역시 ‘포용’을 강조한다.
지역 사회 이미지를 떠올릴 때 항상 ‘보수’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더 심하다. 대구경북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게 연구한 『대구 경북의 이해』에서는 ‘보수적인 낙인’을 언급할 정도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실제로 대구에서 진행한 의식조사에서도 대구 시민 스스로 보수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많이 했고, 외지인들도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아울러 스스로 버려야 할 의식으로 보수성, 체면 중시, 권위주의, 배타성을 말했으며 외지인들은 보수성과 연고주의를 지적했다고 한다.
정치학을 전공한 필자는 보수의 개념을 에드먼드 버크에 두고 있다. 그의 사상을 우리나라 말로 바꾼다면, ‘온고지신(溫故知新)’(직역하면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다.’로 풀이할 수 있다)이다. 보수는 그대로 지킴이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지킬 것은 지키되 서서히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로 볼 때 현재의 지역 사회는 ‘보수(保守)’라고 하기보다는 ‘수구(守舊)’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소통 창구가 없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폐쇄적인 현상을 고수하면 발전할 수 없다. 외지인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지역 사회에서 생활하기 힘들다면, 좋은 도시가 될 수 없고 발전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좀 더 큰 맥락이긴 하지만,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에서는 과거 거대한 제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관용’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용은 포용과 비슷한 의미이며, 둘 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강조한다.
포용과 관용은 국가나 제국뿐만 아니라,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성장하는 도시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는 『뜨는 도시 지는 국가』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지역 정서가 강해서 외지인들이 그 정서로 파고들기도 어렵고 융합하기 쉽지 않다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이자 비트의 시대인데, 지역 사회는 획일적이면서 원자의 시대를 고수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빨리 따라가고 전환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과 ‘관용’을 선행해야 한다. 이러한 포용을 바탕으로 모든 시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웰빙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가 싱가포르다. 그 면적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30%가 넘는 사람이 외국인이다. 앞으로 600만 명 수준으로 인구를 늘리려는 계획인데, 당연히 외국 이민자들이 그 늘어나는 수를 차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한국도 초저출산 국가이며, 지역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적으로 인구를 늘릴 방법은 외지인들의 전입과 외국인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민자를 꺼리는 이유는 이민자들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테러, 경제적인 악영향, 특히 취업과 관련해서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75 - 2015년 기간 중 미국에서 외국인이나 이민자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할 확률은 3,609,709분의 1이었고, 41년 중 30년 동안에는 사망자가 없었다. 이민은 오히려 테러 감소에 관계가 있으며, 세계은행은 선진국이 이민자 수를 3%만 늘려도 세계 빈곤층에게 추가로 3,050억 달러가 돌아간다고 추산한다. 『예정된 전쟁』에서는 문화적 공통성이 갈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여전히 협력의 우월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갈등과 경쟁을 통한 승리의 기쁨을 원한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대배해야 한다. 벌써 자영업은 한계에 도달했고, 코로나 이후 또 다른 전염병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 언택트 시대는 곧 나와 다른 사람을 더 구분 짓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럴수록 '포용'이 필요하다.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개인과 지역 사회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포용’과 ‘관용’의 마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때 ‘웰빙’ 도시가 될 수 있다. 지역 사회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웰빙-포용 도시’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