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와서 두 딸의 방이 생겼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결혼 이후 첫째가 태어난 이후로 아이들과 떨어져서 잔 적이 거의 없습니다. 잠시 아이들 할머니와 같이 살았을 때도, 첫째만 할머니와 잤고, 둘째는 우리 부부 사이에서 잤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랑 떨어져 살게 되니, 둘 다 엄마랑 자더군요.
어쨌든 이사 와서 두 딸에게 말한 게
“각자 방을 줄 테니까, 엄마아빠랑 같이 자는 일이 없도록 해!”
방이 생긴다는 말에 흥분한 두 딸은
“알았어요!”
라고 하며 단단히 약속했습니다. 그러고 난 후 이사했고, 한 달이 조금 넘었네요.
주아가 종종
“오늘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자고 싶다.”
라고 말했지만, 어지간해서는 들어주지 않았고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한두 번 같이 잤을 뿐이었죠. 그런데, 어제 잠을 자러 들어간 주아가 제가 누워 있는 방에 오더니,
“아빠, 무서워서 그러는데, 오늘 같이 자면 안 돼요?”
“그러면, 주아 방을 아빠 방으로 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 돌아가!”
조금 매정하게 말했는데, 어둠 속에서 주아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다음은 뻔한 스토리였죠. 주아는 제 옆에 와 누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두 딸이 있었습니다. 열두 살 안아도 가끔은 엄마아빠랑 같이 자고 싶었던 것이었죠. 그래서 주아는 엄마랑 자고, 엄마랑 자는 게 더 좋았던 안아지만, 동생한테 양보하고 아빠 옆에 누웠습니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혼자서 자고 그게 더 편한 시기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안아는 열두 살이 되어서야 혼자서 자는 게 익숙해졌으니, 주아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