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국비유학
LSE로부터는 3/14에 케임브리지로부터는 4/29에 조건부 합격(Conditional Offer)을 받았다.
합격을 위한 첫째 보완 조건은 영어 성적 충족이었다.
둘째는 케임브리지만 해당하는데, Academic 추천서 추가 제출이었다.
그외에 자잘한 추가 증빙서류 보완 요청이 있었다.
지원 시 추천서는 2부 이상을 제출해야 하는데, 대학 측은 기본적으로는 Academic 즉, 학업 관련 교수 추천서를 요구한다. 다만, 졸업 후 수년이 지난 경우에는 직장 상사의 추천서 1부를 허용하므로 나는 학부 교수와 직장 상사 추천서를 각 1부 제출하였다.
케임브리지에서 교수 추천서를 추가 요구한 것은 내가 현재 KDIS 석사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여, 수업을 들었던 KDIS 전공 교수님께 사정을 말씀드려 추천서 1부를 받아 추가 제출하였다.
LSE는 1지망으로 정책학(Master of Public Policy), 2지망으로 도시계획(MSc Regional and Urban Planning Studies)을 썼는데, 1지망 학과에 합격하면 2지망 전공에는 입학할 수 없다. 1지망에 불합격한 지원자의 경우에만 2지망 학과에서 추가 선발 검토를 하기 때문이다. 1지망 합격 Offer를 받은 지원자가 수락하지 않는다 하여 2지망 학과에서 선발 검토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1지망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내가 지원한 25-26 학기 기준 학비가 LSE 정책학은 £43,100(도시계획은 £28,900), 케임브리지 계획·성장·재생은 £34,254였다. LSE의 장점은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 세계 최고 도시 중 하나인 런던에서의 생활이었고, 케임브리지의 장점은 내 연구계획과 관심사에 더 부합하는 전공과목, 만 파운드 가량 낮은 학비였다. 고민 끝에 케임브리지를 택하였지만, 만약 LSE 도시계획을 1지망으로 썼다면 선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 추가: 26-27 학기 기준 케임브리지 계획·성장·재생(PGR) 학비는 £43,516로 인상되었다.
케임브리지는 칼리지 시스템을 운영한다. 대학(University)은 학부인 Department와 학과로 이루어져있고, 이와 다른 층위로 31개의 자율적인 칼리지(College)가 운영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케임브리지 대학 생활에 대해 적으며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해리포터 영화(또는 책)에서의 기숙사를 떠올리면 된다. 해리포터는 호그와트라는 학교(University)를 다니고 마법약, 어둠 마법 방어술 등의 수업(Course 또는 programme)를 듣지만, 그리핀도르 소속(College)으로서 소속감을 갖고 해당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그리핀도르 교사와 사감들의 관리 하에 있다.
케임브리지 입학 결정은 대학 입학처와 학과 사무실에서 정하며, 입학 결정 이후에 칼리지가 결정된다. 대학 지원 시에 칼리지를 2지망까지 적어내도록 하는데, 위인들을 배출한 역사가 깊고 명망 있는 칼리지는 당연히 인기가 많다. 1, 2지망에서 인기 있는 칼리지를 썼다가 떨어지면 학교에서 멀고 재정도 빈약한 비선호 칼리지로 배정될 수 있어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케임브리지 3대 칼리지(트리니티, 세인트존스, 킹스)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현실적인 판단 하에 3대 칼리지 이외의 상위권 칼리지를 1지망, 중위권 칼리지를 2지망으로 하여 대학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결과적으로는 2개 칼리지 모두 나를 받아주지 않았는데, 이는 Conditional Offer 상태에서 Condition을 빨리 충족하지 않은 탓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자잘한 추가 보완서류와 영어성적 보완을 마쳐 조건부 합격을 최종 합격 상태로 빨리 바꿔두었으면 칼리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상상이다.
내가 배정된 곳은 루시 캐번디시 칼리지(Lucy Cavendish College)로서 1965년에 설립된 New College이며, 본래는 21세 이상(Mature College), 그리고 여성에게만 입학이 허용된 곳이었다. 2020년부터 나이 제한이 없어지고 남학생도 받게 되었다. 다행히 거튼이나 호머튼 칼리지와 같이 케임브리지 City Center에서(특히 내가 수업 듣는 건물에서) 무지막지하게 먼 칼리지는 아니었다. 지원자들의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은 칼리지라 내가 입주할 수 있는 컬리지 소유의 가족용 기숙사도 남아있었던 것 같으니, 전화위복이라 볼 수도 있겠다.
LSE는 모르겠고, 케임브리지는 나와 같이 영어 성적을 충족하지 못 하였음에도 Conditional Offer를 받은 지원자를 위하여 대학 내 어학센터에서 입학 전 영어 프로그램(Pre-Sessional programme)을 유료 제공한다. 즉, 이 프로그램을 들으면 영어 성적을 보완 제출하지 않아도 입학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수업시간 대비 비용이 일반 등록금과 유사하다 인사처 지침에 따르면, 이러한 입학 전 어학 프로그램을 듣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출국 자체가 불가하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영어 성적이 아쉽게 모자라는 점수면 학교에서 그냥 입학을 허가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은 바가 있어, 케임브리지 입학처에 메일을 보내 문의했다. 입학처에서는 나와 같이 요구 성적을 살짝 못 미치는 지원자의 경우에는 케임브리지 대학 어학센터의 자체 테스트를 통해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나는 흔쾌히 동의하였고, 자체 테스트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의 인터넷 필기시험(서술형 주관식)과 Zoom 영상회의를 활용한 구술 면접으로 구분하여 진행되었다. 인터넷 필기시험 시에는 당연히 LLM이나 다른 인터넷 도구 등을 활용하지 않고 질문에 대하여 스스로 글을 작성해야 했다. (다만, 이를 제한하거나 감시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Zoom 영상회의는 별도 안내사항 없이 날짜 시간만 잡고 진행하였는데, 왜 케임브리지에 오고 싶은지, 왜 이 전공을 선택하였는지 등 평의한 질문을 하였다. 대체로 답변을 매끄럽게 했다고 생각했으나, 한 질문에서는 막혀버렸다. 나는 아직 내 영어 성적이 충분치 않지만 입학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학업에 지장 없는 수준을 갖춰놓을 수 있으니, 이를 감안해달라는 얘기를 하였는데 면접관인 어학센터 교수는 "케임브리지에 입학하기 위해 다들 많은 준비를 하여 지원하는데, 자네는 어학능력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지원했다는 뜻인가?" 정도의 질문을 한 것 같다. 심지어 첫번째에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여 다시 말해달라 부탁했다. 나는 "근무하는 동안에는 일이 바빠서 영어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지금은 직장이 아닌 KDIS 대학원을 다니며 영어로 수업을 듣고 있으니, 10월 입학 전까지 케임브리지에서의 학업에 지장 없는 수준을 갖출 수 있다."고 다시 답하였는데, 면접관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학센터 테스트 결과는 일주일도 안 되어 나왔다. 결과적으로 어학 성적 요건은 충족해주겠으나, 케임브리지 입학 후 어학센터의 재학 중 영어 프로그램(In-Sessional programme)을 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이 역시 유료다.) 물론, 이 조건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IELTS를 다시 치러 요구 성적을 충족해오면 된다. 재학 중 영어 프로그램을 듣기로 최종 결정하여 케임브리지 측의 조건을 수락하였다.
여차저차 6월에 케임브리지로부터 최종 합격을 받았고, LSE의 Offer에 대해서는 지원 철회를 확정하였다.
이후엔 학교에서 요구하는 절차들을 수행하고 VISA를 신청하며 거소를 알아보던 중 칼리지 소유의 가족용 기숙사를 최종 선택하였다. 이러한 영국 생활 준비 과정은 다음 글에서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