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극적인 사랑을 사랑한다.
바람이 불다 멈추고, 다시금 불어오는 간극 사이에서 흐느낌을 느꼈다. 바람에 무마하려 했던 당신의 울음소리는 그 맘 알리 없는 바람에 들키기를 수차례였으니, 당신의 울음은 이미 나에게 닿는 슬픔이 되고 말았다. 일생의 슬픔은 꼭 나와 직접적인 연관을 두라는 법은 없었다. 때론 사랑하는 이가, 가슴으로 낳은 이가 겪는 아픔이 나의 일생의 슬픔이 될 수 도 있다.
나는 멈추지 않는 바람 안에 살아왔다. 그리고 이 바람은 고갈되지 않는 강한 에너지로 일 평생 숨이 다할 때까지 쉬지 않고 불어올 것이었다. 소란한 카페 안은 삶의 단면을 담고 있다. 말 없는 나 이외에 수많은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사방에 퍼뜨리니,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귀에 담기기 마련이다. 그럼 이어폰을 꽂고 볼륨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려놓는다. 이 소란함 속에 고립될 수 있도록. 그로써 온전히 나의 소리에 집중하여 숱한 생각들을 탐닉하고, 몇 가지의 기억을 같은 주제로 엮어 하나의 글로 담는다. 그런 삶을 살아왔다. 이 카페 안의 단편적 삶은 온전한 삶과 연결된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하나, 당신은 이 바람의 간극 속에서 태어났는지, 쉼 없이 이 바람을 멈추고 불게 하기를 반복한다. 멋대로 내 삶의 바람을 멈추고 자신을 표출한다. 귀에 꽂힌 이어폰을 사정없이 뽑아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슬픔이며 기쁨까지 뱉어낸다.
사랑은 불가항력적인 무언가에 일생이 조종당하는 비극일 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딱 삶 한 개 분을 살아 낼 에너지만을 품고 태어나고, 이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사용해야 딱 알맞은 수명과 함께 명을 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찾아온 비극은 쉼 없이 내 삶을 멋대로 휘두룬다. 내 것으로도 넘치는 슬픔과 고뇌가 배가 되어 밀려온다. 바람으로 막고자 했던 연민과 함께 멋대로 바람을 멈춰 찾아오고, 자신만을 사랑하라는 듯 다시금 바람을 불러 막더니 다른 이를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이기심과 모순을 보인다.
이는 분명 비극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 비극을 우리는 사랑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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