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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Jan 19. 2017

사과 (부사)

"뉴턴은 이것으로 인류의 발견을 이뤘다"

#서른 번째 글


사과


10월의 말, '후지'라고도 불리는 '부사'가 결실을 맺는다. 선홍빛의 맛깔스럽게 익은 사과가 제법 무게가 나가 보이는 듯 한데도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잘도 흔들린다. 바람은 익살스럽게 사과를 툭툭 치며 히히덕거리는 듯하다. 이 바람에 저 바람에 휘청이는 사과,


그리고 이내 떨어진다. '뉴턴'은 그 날 그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인류의 큰 발견을 이룩하는데 기여한 사과,

작지만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


사계절을 다른 이름으로


지금의 '사과'라는 과실은 농법이 발달함에 따라 이제는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유익한 과실이다. 비타민이 풍부하다는 가장 큰 특징과 약간의 산 끼와 섬유질이 풍부한 특징은 아침에 먹었을 때, '금사과'라 칭할 정도이니,


그런 사과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익숙하게 접하는 사과를 추리자면 아오리, 홍옥, 홍로, 시나노, 부사(미시마, 미얀마 기타 등등)등이 있다


여름에는 시큼한 맛이 식욕을 돋우는 초록색의 '아오리 사과' 새콤 달콤한 맛이 자극적인 짙은 붉은색의 '홍옥 사과' 가을의 문턱에 닿았을 때 추석을 돕는 달콤한 붉은색의 '홍로 사과' 추석을 보낼 때쯤 부사의 맛을 비슷하게 따라가는 '시나노'


그리고 가을이 익을 무렵, 거친 붉은색의 '부사(후지)'가 등장하는데 바로 지금 이 맘때, 가장 맛있게 먹는 사과이다.

후지=부사


최초에는 '후지'라 불렸다. 그의 시작은 1930년대 후반 무렵 일본의 과수시험장이었다. '국광''데리셔스'라는 품종을 교배하여 개발한 품종으로 당시 '후지사키'라는 이름의 마을에서 개발되었다 하여 그 이름을 따 '후지'라 불리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1970년대에 들어와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당도가 높고, 과질이 치밀하니 단단해, 저장성이 약 180일 정도로 길어 금세 우리나라 사과 재배량의 70~80%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특징 덕에 근래에는 가을에 재배가 끝난 부사를 '스마(사과를 단단하게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농업기법)처리'를 하여 후년에 새로운 사과가 나올 때까지 차등 출하를 한다.


당시에 '후지'라는 이름은 일본의 '후지산'에서 따온 것이라 생각하였던 우리나라는 '부사'라는 이름으로 명명하였고, 지금은 그 '부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추석은 '홍로' 설날은 '부사'


얼마 후면 설날을 맞이하게 되는데, 명절에 가장 많이 주고받는 선물이라 하면 '과일'을 빼놓을 수 없고, 그중 사과와 배가 가장 비중이 크다. 추석에는 '홍로사과'를 설날에는 '부사'를 접하게 되는데 참 사이좋게도 서로 누가 아쉬울 것 없이 각각 명절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과이며, 둘 다 명절 대목에 팔려가기를 매년 기다리고 있다.


부사를 맛보다


주먹보다 조금은 작고 거친 느낌의 사과를 손에 들어 올렸다. 찬바람이 계속 불어오는 어느 겨울의 오후였고,

찬바람에 몇 시간을 누워 있었는지, 그 찬기운이 손에 매만져 졌다.

집어 올린 그 사과는 단단하고 다부졌다. 누군가 잘 빚어놓은 듯한 둥글고 바른 모양이 반해버릴 것 같았다.


이내 그 사과 하나를 베어 물었다. 사각 소리가 베어 문 사과 살점을 씹기도 전에 퍼져 울렸다. 씹는 내내 계속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렸다.

베어 문 자리에 과즙이 반짝이고, 베어 문 살은 달았다. 씹는 내내 단맛이 점점 입안에 골고루 물 들었다. 적당한 당도와 사각거림, 간결하고 단정한 달콤함이었다.

생육기간이 길고 수확기가 상대적으로 늦는 '만생종'이어서 일까, 충분한 시간을 갖은 덕에 완성될 수 있었던 맛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깊이 있는 색감과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이런 낯간지러운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했지만, 사람보다 아래에 위치한 이 과실도 이렇게 좋은 맛을 내기 위한 결실을 위해 볕과 바람, 비를 참아내는 것이 아닌가, 다 견뎌내어 짙고 붉게 여물었을 때,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


그렇기에 우린 아직 결실을 보기 위해 자라 가는 중간쯤에 있을 뿐이니, 불안해 하지도 불확실해 하지도 말고 올 곧게 나아가기를 응원하고 싶다.


맛있는 '사과'란


붉은색이 고루 퍼져 있는 것이 물론 맛있는 사과의 조건 중 하나이다. 허나, 부사는 만졌을 때 확실히 알 수 있다. 사과를 만졌을 때 거친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사과 표면에 세로로 비를 내리는 줄무늬가

선명하고, 노란색의 반점이 고루고루 퍼져 있는 것이 맛있는 사과이다.


그렇기에 사과가 촉감이 매끄럽거나 끈적이는 것은 상온에 노출 된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른 상태이기에, 사과 안의 당분이 올라온 것이니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당도는 좋으나 사각거림이 부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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