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3.1절 독립운동과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오늘은 나라를 위해 기꺼이 한발 앞서 나간 분들을 기리는 현충일이다. 매체는 현충일을 기념하여 대대적으로 열리는 행사를 전했고, 행사속 마지막 피날레는 문재인 대통령의 묵직한 추념사였다. 이는 휴일이었던 오늘, 티브이를 틀자마자 마주한 장면이기도 했다. 현충일과 그뿐만이 아닌 근현대사에 굵직 굵직하게 새겨진 국민과 선조의 뜻이 서린 날들이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의 우리에게 있어 보훈이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책임지고, 또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말했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 위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기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리고 뒤를 위어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몇 개의 문장은 지난 시간들을 넘어 깊게 새겨진 이름 있는 날들 앞에, 열없기 그지없는 현대의 우리들을 적나라하게 관통하고 있음을 알게 했다.
진보와 보수, 현 정권의 문제와 개선해야 할 사항과 문재인 대통령이 펼치는 정책에 의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따져나가고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인 사견을 드러내기에는 난 무지하며,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무거운 목소리를 타고 나오던 말들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악화된 서로 다른 주장과 입장들에게 벌어진 필요 이상의 폐해를 보았다.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습니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입니다.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들을 감싸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서로 다른 주장들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주장을 선으로, 대립하는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현재.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만을 이야기했지만, 이는 남녀 간의 갈등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직업에 들이닥친 특정 성의 비하와 성의 불필요성에 대한 대립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 가장 큰 화두는 남녀의 갈등이다. 이 둘의 갈등은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추악하게 나락한 채 대립하고 있다. 아니 그것을 빙자해 특정 집단과 세력들이 더럽고 교활하게 성과 사람들을 욕하는 것으로 변질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최근 인명을 위해 스스로 몸을 던진 군인에게 던져진 터무니없는 비하였다. 티브이와 인터넷을 통해 번져나간 특정 집단의 발언은 가히 상상 이상이었고, 속을 용암처럼 끓어오르게 했다. 과연 그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생각으로 입을 열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어졌다
가장 큰 화젯거리로, 가장 예민한 키워드로 수면에 떠올라 있는 '페미니즘'은 사실, 남성에 편중된 사회 시스템에 반기를 들기 위해 만들어진 이념으로, 남과 여를 구별하지 않고 생명으로써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펼쳐진 운동이다. 이는 분명히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때론 상대가 나보다 나음을 수긍하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정신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와해하는 특정 집단은 이를 더럽히고 상대의 성을 악한 것으로, 더럽고 얄팍한 것으로 취급했다. 진정한 뜻을 더럽히는 집단. 특정한 세력.
사익을 위해서 특정한 세력에 힘을 싣고 그것만을 믿는다면 양쪽 모두 진짜가 아니라는 대통령의 추념사는, 대립하는 모두에게 투영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어느 것도 답이 될 수 없다는 건 무엇이든 답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신만이 정답이라며 핏대를 세우고 목소리를 키우는 이들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말하는 근거에 차분히 눈과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의 정답에 근거를 정중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하나의 세력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믿는다
진보와 보수. 이를 나누기에 앞서 역사는, 우리는 그들에 의해 그들 위에 지어졌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모두, 우리를 위해 생겨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우리를 있게 한 모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지켜준 숭고한 희생과 우리의 이웃을 지켜준 마음은 단언하건대 어떠한 말로도 더럽혀져서는 안된다. 그 모든 희생은 응당 경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 모두 하나의 국가와 하나의 땅 위에 함께 살아가는 만큼,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선과 선의 선한 대립만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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