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소비자의 수입 과일 소비행태 및 구매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수입과일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조사 당시에는 전체 선호도 중 90%가 '바나나'와 '오렌지' 이 두 품목에 쏠려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그 종류 또한 다양해졌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입 과일로는 바나나가 31.6%, 오렌지는 20%로 15년 전과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자랑했지만, 전체 비율로 보면 대폭 감소했다. 그 이유로는 포도 9.7%, 체리 9.6%, 망고 7.7%, 파인애플 6.9%, 키위 6.8%, 아보카도 3%, 자몽 2.8%, 석류 1.9% 등으로 수입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관심도 또한 분산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국민 소득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 자유무엽협정(FTA)에 따른 수입 장벽이 낮아진 요인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의 수입과일에 대한 충성도는 높은 재구매 비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수입 과일 품목의 구매 행태를 조사한 결과, 재구매 비율은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에 달했다. 그중 89.7% 비율로 석류의 재구매 비율이 가장 높았고, 아보카도는 69.8%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농업계에서는 국산 과일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산 과일에 대한 소비가 점점 떨어져 종국에는 국산 과일을 생산하는 농가 자체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혹자는 국내 농가의 수익이 문제라면 작목 전환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하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다. 기존 국산 과일 품목의 수호를 떠나서 수입 품목을 국내에 유치해 재배한다 해도 현재로서는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 변화로 열대 과일로 작목 전환을 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유지 관리 비용이 높아 여전히 수입과 비교해 가격 비싸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바나나를 예로 수입과 국산의 가격 차이는 두 배 이상 난다.
당초 FTA의 취지가 무엇인가. 양국이 서로 합의하에 무역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국내 농가를 지키자고 수입을 덜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산 과일의 구매 충성도를 높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온당하다. "우리 농가를 위해 국산 과일을 애용하자"라는 동정 섞인 발상은 더 이상 물정 없는 소리다. 수입 과일과 다른 우리 과일만의 차별점을 제시하고, 국내 소비자가 보다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해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번에 내가 출간한 농산물 에세이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가 국산 과일만을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에서 다루는 스물네 개의 과일 모두 국내에서 활발히 생산되는 품목에 초점을 맞췄는데, 국내 과일 소비 촉진에 작게나마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나의 글의 원론적 목표가 무엇인가. 우리 농부의 이야기를 전해 우리 농가 수입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나의 글쓰기 삶의 반은 농부에게 있으므로.
"우리의 삶과 농산물 사이의 교점을 말하다"
농산물 에세이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전성배 지음
전성배 田性培
aq137ok@naver.com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에세이 / 2021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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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면》 : 전자 수필집 / 2020 .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