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요즘 <더 글로리>라는 작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죠. 오늘날 모든 게 참 쉽게 끓어오르고 금세 짜게 식는 와중에 더 글로리는 생각보다 길게 온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결말이 나왔고, 역시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최후는 우리가 원하는 것 이상이었지만, 아직 못 보신 분들도 계실 테니 더 이상의 말은 삼가겠습니다. 다만 그 이전에 각광받았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카지노>의 결말이 그야말로 용두사미였던 것에 비하면 개인적으로 더 글로리는 수작이었습니다. 조금은 애처로운 결말이었지만.
오늘 갑자기 더 글로리의 이야기를 꺼낸 건 다름이 아니라 극 중 동은이의 일생이 어떤 과일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더 글로리의 결말 끝에 저는 대저 토마토를 떠올렸어요.
학교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방임자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어찌 봄의 과일(과채류) 대저 토마토를 떠올렸을까 의아해하시겠죠. 이해합니다. 아무리 봐도 어떤 연관성도 없어 보이니까요. 부산 강서구 대저동이 대저 토마토로 사랑받기까지의 전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더 글로리와 대저 토마토의 이야기는 조금의 접점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한 세월을 어떻게든 견뎌 냈던 동은이가 결국 복수에 성공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았다는 점에서, 십수 년간 멈췄던 동은이의 시간이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대저 토마토는 대저동에게 있어 동은이가 끝끝내 얻은 영광과 참 닮았습니다.
그 자세한 뉴스레터 ‘땅과 붙어사는 말’의 과일 이야기 <대저동의 더 글로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탐스러운 대저 토마토와 함께 찬찬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링크는 밑에 있습니다. 아울러 구독하시면 저의 과일 이야기를, 땅에 신세를 지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빠르게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저동의 더 글로리
전성배田性培 : 1991년 여름에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는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 이 있다. 생生이 격동하는 시기에 태어나 그런지 땅과 붙어사는 농부와 농산물에 지대한 사랑을 갖고 있다. 농부와 농산물을 주로 이야기하고, 삶에 산재한 상념을 가끔 이야기한다. 생의 목표는 힘이 닿는 한 계속해서 농업을 위해 농부와 대화하고 그들의 농산물을 알리는 것이다. 그 글은 주로 밤이 비유하는 죽음의 위에서 쓰일 것이다. 조금 더 바라도 된다면 농부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도 쓰고 싶다. 당신일 수도 나일 수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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