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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alie Sep 05. 2024

언어차별

"영어를 못하는 부모님을 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아이"

지난 27년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웰링톤 그리고 더니든 등의 

여러 도시에서 공부와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여러 번 놀란 것은, 물론 여기 현지인인 백인 뉴질랜드 인들 중에서도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그것이 옳지 않은 것을 당연히 알고 있지만, 

 내가 겪고 또 다른 동양인들이 당하는 상황들을 보면서, 

가장 놀랍고 어이없었던 것은, 

동양인이 다른 동양인에 대한 인종 차별 

혹은 언어 차별이 가장 심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아는 30대 초반의 동양인 남성은 , 

그가 4-5살경에 이곳에 부모님을 따라서 이민을 왔었다고 한다.

그는 굉장한 자신감과 우월감 그리고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늘 고객에게 불평을 받곤 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태도와 언행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자존감을 훌쩍 뛰어넘은 굉장한 자만감의 소유자이다.




그는 그 누구를 만나도, 이곳 뉴질랜드 백인이 아니거나, 

혹은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은 다른 동양인을 만나게 되면, 

일부러 인지 아님 정말 이상한 귀를 지녔는지, 

주위에 키위(뉴질랜드인을 부르는 표현)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그들의 이야기를 

그는 특히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는 척, 

재차 되묻곤 하여서 주위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는 하였다.




 심지어 이곳에 10살 때 와서 지금 40대가 된 

그리고 키위  남편과 20년 가까이 살고 있어서 

영어가 정말 유창한 한국 여성이 자주 단골로 오는데, 

그녀가 가고 나면 다른 직원들에게 

저 여성은 액센트가 너무 강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못 알아듣겠다고 하며 키위들이나 하는 

이상한 제스처와 찡그린 얼굴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





왜냐 하면 그 여성은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이곳 현지에서 

친절하고 유능한 의사로 환자들과 주위 지역 주민들에게도 

늘 존경받는 그리고 영어도 원어민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 이였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한국 가정의 지금은 대학생인 딸도 

그녀가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이곳에 이민을 와서 영어를 잘하지만, 

물론 원어민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녀도 다른 아시안이나 그리고 부모님의 영어를 

부끄러워하는 경우를 보았고, 그런 일은 외국에서 사는 

동양인의 가정의 자녀들에게는  다반사인 일이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이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희생적인 착한 기러기 아빠를 둔 많은 가정의 아이들이 커가면서,,

  허리가 휘도록 뒷바라지한 아버지가  휴가 때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그들을 방문하였을 때, 영어 한마디 못하는 아버지를 창피해하는 아이들,  

또 영어교육을 위해서 집에서는 한국어를 못쓰게 하여 

결국 한국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 단절을  일으켜왔던

이민자들은 이제 와서 장성한 아이들에게 

부담스러운  부모님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인종 차별"은 다른 이의 피부톤, 민족 그리고 다른 문화에 의한 차별이지만

  "언어차별"은 특히 이민자들이나 비주류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자주 겪는 기회의 제한 혹은 사회적 불평등 등의 차별이다.


그들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고, 

그 언어 능력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착각하며 

그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장점 외엔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무례한 아이로 키우지 말기를 부탁하고 당부하고 싶다.




외국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영어만을 사용하게 하거나,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이 생겨나게 방치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에게 문화와 역사 그리고 언어의 중요성 

그리고 연관성을 간과시키는 크나큰 실수라 생각한다.




언어 능력으로 상대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아이는 

상대의 능력과 가치또한 존중하지 못하는 

미숙한 어른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아이는 자라서 첫 번째 예시로 들었던 동양인 남성처럼, 

자신의 부모님을 부끄러워하며, 평생 상점 점원이면서도 

의사인 한국 여성을 언어 능력만으로 비하하는 

인격적으로 아픈 이가 될 수도 있음을 꼭 알려주고 싶어서  글을 쓰기로 하였다.


오늘 우연히 그가 우리 약국의 손님으로 왔기에.... 

여전히 같은 상점에서 점원으로 일을 하면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였다.


**이미지: Pixa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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