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한 너, 나를 구한 너"
엄청 추웠던 초겨울
그날 너를 처음 만난 날
너는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아주 작고 사랑스러웠던 아가였어
새 까맣고 초롱초롱한 너의 눈
다크초콜릿빛의 촉촉한 너의 코
작고 앙증맞은 발과 꼬리
너는 추위에, 두려움에, 굶주림에 떨고 있었어
너는 외로움에 슬픔에 애달픔에 젖어 있었어
너에게는 너무도 높았던 시멘트 쓰레기통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너는
내가 안아주자
8살짜리의 작은 품에 코를 박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흐느끼며 내 가슴에 안겼어
나는 실수로 밖에 나온 작은 너를 모르는
어른 사람이 그 집안에 있을 거라 생각했어
부잣집 초인종속의 아줌마는 너를......
버린 것이니 귀찮게 더 이상
초인종을 누르지 말라 하셨어
네가 들을까 봐 네가 상처받을까 봐
나는 너를 더 꼭 세게 껴안았었지
나는 너를 재킷 안에 넣고 잠근 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빨리 뛰기 시작했어
열이 나고 아픈 네가 꼭 잘못될 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워서 걱정돼서
나는 울음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나는 쉬지 않고 계속 달렸어
착한 국도 약국 아저씨께 울면서
너를 살려달라 사정했어
착한 약사아저씨께서 주신 그 쓰디쓴 약을
너는 마다하지도 않고 마셔주었어
따뜻한 우유도 허겁지겁 마신 후
너는 그제야 웃는 눈과 꼬리로 화답했어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듯
이제는 안심이 되는 듯
재롱을 부렸어
너의 이름을 "재롱이"라고 지었어
나는 그런 네가 나에게는
늘 혼자서 놀이를 하며
엄마와 가족들을 기다려야 했던
아직 어렸던 8살의 나에게는
하늘에서 보내주셨던
선물 그리고 천사 같았어
내가 행복했을 때
너는 내가 하모니카를 불면 노래하고
내가 뛰면 같이 뛰고
내가 힘들 때
내가 울면 넌 늘 옆에서 가만히
위로하듯 착한 눈으로
걱정스러운 눈으로 옆에 있어주었지
무엇을 하던 우린 늘 같이였었지
내가 커가면서 학업에 바빠지면서
너는 조금씩 마르고 우울해져 갔어
먹기를 거부했지
나이가 들어가며 아파했었지
그렇지만 너는 그래도 나를 보면
늘 그 예쁜 눈으로 웃어주며
난 괜찮으니 걱정 말고 힘내라며
꼬리도 쉴 새 없이 흔들어주었지
내가 구한 너는
나를 구한 너였어
네가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고,
즐거웠고, 우린 정말 같이 나눈
아름다운 기억이 많아서
중년의 나이여도 너를 늘 기억해
내 행복 열쇠 "재롱이"
너무 보고 싶다
더 많이 안아줄 것을...
내가 구한 너는
나를 구한 거였어
우울할 수도 있는 혼자 있어야 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재롱아
**재롱이사진이 없어서 너무 속상합니다
**이미지: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