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치이고, 여기저기 데고, 시간에 쫓기고, 눈칫밥과 꾸지람과 폐기처리 될 빵을 먹으며 일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어언 5년이 흘렀다. 특출 난 손재주나 일머리는 없어도 근성으로 버티다 보니, 흘린 땀이 작은 개울쯤은 만들 만큼의 시간이 된 것이다. 어느새 나는 누군가의 사수가 되어 내가 경험한 실수를 피해 갈 방법을 알려주게 되었고, 나 나름의 지키고 싶은 일의 철칙도 생기고, 반복되는 일에 또 다른 지름길이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며 연차와 함께 나름의 실력도 쌓였다.
앞으로 쓰게 될 이야기는 미술을 하던 내가 먼 타국으로 넘어와 미술을 포기하고 빵을 시작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들이다. 뛰어난 이야기꾼도 아니고, 특별하게 뽐낼 만한 인생이 아니더라도,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소소한 공감과 재미를 주길,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경험에 대한 용기를 주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