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High and Dry
인도, 펀잡주(Punjab), 와가구(Wagah District), 와가(Wagah)
1947년, 인도아대륙(Indian subcontinent)은 동인도회사(East India Company)의 지배부터 시작하여 약 200년 가까이 지속하였던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서 마침내 독립한다. 그 과정 중 인구 대다수가 힌두교였던 인도아대륙은 현재의 인도(Hindustan)가 되었고 한편 무슬림 인구가 따로 분리하여 새로 건국한 나라가 파키스탄(Pakistan)이다. 이후 두 국가 사이에는 종교, 이념, 정치, 국경 등에 대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인도에서 유일하게 무슬림 인구가 힌두 인구를 초과하는 주, 카슈미르(Kashmir)는 인도 대륙 내에서 두 국가 간의 문제로 인한 분쟁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카슈미르주, 그리고 카슈미르 바로 아래의 펀잡(Punjab) 주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사이에 두고 오늘날까지도 파키스탄령과 인도령으로 분리된 지역이며, 이는 국경뿐 아니라 실제 거주민들의 국가정체성도 명확히 구분을 짓지 못하여 두 국가 사이의 분쟁의 중심지가 되었다. 인도 정부는 이처럼 특히 파키스탄과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는 주를 중심으로 군대와 경찰 등을 동원하여 테러분자와 분리주의자들의 색출과 처벌에 많은 자본과 군사력을 집중한다. 그러한 인도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견제는 특히 무슬림 사회 안에서 인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하고 그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인도 정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파키스탄으로 귀속되고 싶어 하거나 또는 파키스탄도 인도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독자적인 정부의 출범을 모색하기도 한다. 인도령 펀잡과 파키스탄령 펀잡을 가르는 와가보더(Wagah Border)는 해외여행객들을 포함한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유일한 육로 국경이며 두 절대 원수국 사이의 긴장된 분위기가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뉴델리의 파키스탄 대사관에서의 인터뷰 후 관광 비자의 발급을 보장하는 추천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마침 형성되어 있던 두 국가 사이의 의외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이었다. 그 추천서를 휴대하고 파키스탄을 가기 위해서 사이클릭샤와 오토릭샤를 번갈아 탄 후 이윽고 내가 내린 곳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여러 개의 바리케이드와 체크포인트 등으로 두 국가의 영토를 분리한 와가보더였다. 여권과 비자 등을 확인하는 인도 측 세관은 그 규모와 초라함이 여느 시골 마을에나 있을 법한 작은 은행이나 주민 회관을 연상케 했다. 배낭을 짊어진 채 단층으로만 이루어진 그 건물에 들어서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가 없다. 더 정확하게는 그 건물 내부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Hello!? Anyone there?” “Hello?”(안녕하세요? 누구 계시나요? 헬로?) 그렇게 수차례 외치고 난 후 지루한 몇 분이 지나자 은행원인지 군인인지 혼란스러운 차림의 한 남자가 나타났다. 넥타이가 없는 정장 차림을 한 그의 어깨에는 기관총이 들려있었다. “Excuse me? Would you help me with the customs?”(실례합니다. 세관심사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그의 기관총에 탄창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한 내가 물었다. “Certainly sir. Please (come) with me.”(물론입니다. 따라오시죠.) 그를 따라 들어선 그곳은 건물 한 귀퉁이에 있는 작고 밀폐된 공간이다. 그곳이 그 단층 건물 내에서 가장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되는 곳인 듯했다. 가벼운 알루미늄과 얇은 유리창으로 만들어진 문에 걸린 세 개의 거대한 자물쇠를 풀고 나서야 그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Duty Free Store, Well-Come’(면세점, 환-영) 유리창에 엉성하게 붙어있던 스티커 사인이 아니었다면 그 작은 공간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Duty Free Shop?? Why…?”(면세점은 왜?...) 몸집에 비해 한 치수 큰 정장 차림에 탄창은 없지만 여전히 무거워 보이는 기관총을 어깨에 두른 그 남자는 나의 말을 끊고 자기가 해야 할 말만 잇기로 한다. “Please look at my shop. They are tax free you know? very very really cheap! Really.”(내 가게 좀 둘러보세요. 면세상품 아시죠? 정말 너무너무 쌉니다. 진짜로.) 볼품없는 겉모습과 규모 그리고 초라한 실내장식, 그 가게를 소개하는 점원(?)의 태도와 영어 발음까지 이 모두는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이동하려는 한 국제 여행객을 혼란스럽게 했다.
“Excuse me but what are you sir? a shopkeeper? or the custom officer? Because I don’t need anything from this shop, may I access the immigration straight away? please?”(실례합니다. 그런데 누구세요? 면세점 점원?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왜냐면 전 여기서 필요한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바로 입국심사 좀 부탁드립니다.) 그 남자는 그런 나를 당분간 계속 무시하기로 한다. “Last and best chance for shopping for alcohol before you enter the behenchaud Pakistani border you know? really.”(베헨초드(sisterfucker) 파키스탄 국경 들어가기 전에 주류를 구매하실 수 있는 정말 마지막이고 최고의 기회입니다. 알아요? 정말로.) 그가 나에게 팔려는 것이 다름 아닌 술이었기에 물었다. “I’ve heard consuming alcoholic beverages is banned in Pakistan. Haven’t I?”(파키스탄에서 술 마시는 것 금지 아닌가요?) 서둘러 그가 답했다. “Exactly! it’s the last chance for you sir, really! You will be allowed to carry 1.5L maximum, 1.5L per traveller, you know? Which is equivalent to those two bottles of 750mL, you know? really.”(맞죠! 그래서 이게 선생님한테 마지막 기회라는 거예요. 1.5리터까지는 괜찮아요. 여행객 한 명당 1.5리터. 알아요? 이 750밀리 두병이 곧 1.5리터랑 같다는 것. 알아요? 진짜로.) 술은 관심 밖이었지만 일단 국경을 넘으면 접하기 힘들 거라는 사실, 따라서 뚜껑을 따지 않은 750mL 수입 보드카가 갖게 될 희귀성과 가치를 생각해 보니 투자 본능에 귀가 솔깃해진다. 적당한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웃돈을 얹어 팔 수 있을 것이었다. “550 rps only, tax free you know? very cheap. Really.”(550루피, 면세가. 알아요? 아주 싸! 진짜로.) 그의 손은 이미 선반에 전시되어 있던 두 병의 750mL Smirnoff 중 한 병을 집어 들고 있었다. “No. Make it two.”(아니요. 두병 주세요.) 진품임을 확인하는 척하며 말했다. “Smart! Very smart choice sir! Thank you for shopping with us, really.”(현명합니다. 아주 현명한 선택입니다. 선생님.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진짜로.)
“Now you can show me your passport,”(이제 여권 좀 주십시오.) 나에게 보드카 두 병을 판 그 남자가 면세점 유리문에 다시 세 개의 자물쇠들을 하나씩 채우며 그렇게 요청했다. 면세점 판매원에서 출입국 사무소 직원으로 순식간에 역할을 전환한 그는 태도뿐 아니라 목소리마저 다르게 내었다. 목소리에 위엄을 첨가했다. “And anything to declare?”(그리고 신고할 내용 있으십니까?) 어느새 텅 비어있던 사무용 책상 앞에 선 그 남자와 나는 그렇게 출국 절차를 마쳤다. “Good bye! Really.”(안녕히 가세요. 진짜로.) 남자의 인사를 뒤로 한 채 몇 걸음 더 나아가니 바리케이드가 나타났고 바닥에는 두껍고 선명한 흰색 선이 그려져 있다. 한 손에는 조금 전에 면세로 구매한 두 병의 750mL Smirnoff 보드카가 든 비닐봉지를 당당하게 들고 그 선을 넘었다.
드디어 파키스탄에 입국했다.
“Welcome! Please (come) with me.”(어서 오시죠.) 군복을 입은 파키스탄 근위병을 따라갔고 화려하지 않은 그들의 출입국 사무실에 들어섰다. ‘Immigration ; prepare the documents’(출입국 사무소; 서류를 준비하세요.)라고 쓰인 작은 카드가 낮은 천장 아래로 늘어져 있고 실링 팬의 바람 때문에 덜거덕덜거덕 쇠사슬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있다. “Passport please.”(여권 부탁드립니다.)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발급받은 추천서를 함께 제출했고 그 대신 그들이 나의 여권에 부착한 것은 명함 크기의 작은 초록색 비자이다. 그리고 입국 날짜를 명시한 도장을 받으면 간단한 입국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었다. 벗어뒀던 배낭을 어깨에 둘러메고 두 병의 750mL Smirnoff가 들어있는 Duty Free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그를 지나치려는 찰나이다. “Wait a moment! What’s in there? that white plastic bag?”(잠시만요? 거기 든 것이 뭐죠? 그 하얀색 비닐봉지요.) 콧수염과 함께 모두 하나로 연결된 턱수염과 구레나룻, 양옆으로 길게 찢어진 두 눈 아래로 짙게 깔린 다크서클 그리고 길쭉한 얼굴과 커다랗고 툭 튀어나온 턱이 알라딘의 자파를 꼭 닮은 파키스탄 출입국 사무소 직원이 나의 한 손에 들린 흰색 Duty Free 비닐봉지를 가리키며 묻는다. “Vodka, two bottles but don’t worry they are together 1.5L only, I just bought them from the duty free shop at the border, Indian side, of course.”(보드카 두 병요. 근데 다 해봤자 1.5리터예요. 걱정 마세요. 방금 국경의 면세점에서 산 거예요. 물론 인도 쪽에서요.) 그의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을 수입 보드카를 2병이나 소유하고 있다는 작은 자부심과 그 소중한 물건을 그와 나눌 수 없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섞인 목소리로 나는 그렇게 말했다. 동시에 그의 두 눈앞으로 들이댄 흰색 비닐봉지는 보드카 1.5L 무게만큼 팽팽하게 늘어져 있다. “You are not allowed to enter the border with that. Alcohol is strictly restricted in Pakistan.”(선생님은 그것들을 가지고 입국하실 수 없습니다. 주류는 파키스탄에서 엄격히 금지됩니다.) 그의 표정에서 웃음기를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은 그의 두터운 수염 때문만은 아니었다. “Sir but the man from the customs of India said differently. What's the matter?”(하지만 저기 인도세관에서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Well I don’t know about how you are told from that madachaud side. But no one can carry alcoholic substances to Pakistan. Which can invite a serious law enforcement when violated.”(글쎄요. 전 선생님께서 저쪽 마다초드(motherfucker)사이드에서 어떤 말을 들으셨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주류를 가지고 파키스탄에 입국할 수 없습니다. 위반 시 심각한 법적책임을 물으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얼굴 앞, 파리 한 마리가 그의 날카로운 코끝에 앉았다가 다시 날아오르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그의 눈은 한 번도 끔뻑하지 않았다. 짙은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그는 분명 진지한 사내였다. “Ah... No... No fucking joke. Seriously… Son of... 아... 씹새끼... 벤초드.”
‘550루피 보드카 두 병 때문에 파키스탄 입국이 금지되거나 지연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에겐 자이온(Zion)과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앞으로 남은 4일간 그 어떤 문제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이미 두 배로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배낭을 바닥에 던져 놓고 그렇게 투덜거린 다음 자파를 닮은 그 출입국 사무소 직원에게 요청했다. “Then please keep my bags here and let me have just 15 minutes. I will return this shit to ‘that country’ and come right back...”(그렇다면 내 짐들 좀 봐줘요.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이거 저쪽 국가에 돌려주고 바로 돌아올 거예요.) 바닥 아무 데나 백팩을 내려놓고 보드카가 든 흰색 비닐봉지만 들고 가볍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는데 자파가 불러 세운다.
“Hello! hello? Wait!”(이봐요! 잠깐만요!) 콧수염의 한쪽 끝을 엄지와 검지로 잡아 돌돌 말며 그가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You mean that you are going to bother yourself to get another visa to re-enter the border?”(그렇다면 재입국을 위한 새 비자를 새로 발급받으시겠다는 말씀인가요?) 이곳에서 약 20미터 거리에 있는 국경, 그 너머의 인도 면세점으로 돌아가기 위한 가장 합리적이며 합법적인 방법이란 먼저 버스로 약 7시간 거리에 있는 이슬라마바드에 가야 할 것이고, 모든 공기관의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그곳의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 (만약에 운이 좋게도 그다음 날이 토요일, 일요일 또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면) 직접 인도 대사관을 방문해서 약 두 시간 정도 줄 서 자기 순서를 기다린 다음 새로운 비자를 신청해야 할 것이며, 약 10일에서 2주 후 마침내 인도 비자가 준비되었다는 연락을 인도 대사관으로부터 받게 되면 다시 한번 그곳을 방문해 (약 두 시간 정도 줄 서 자기 순서를 기다린 다음) 비자를 수령한 후 다시 7시간 버스를 타고 라홀로 돌아오면 모든 공기관의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그곳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 이곳 국경으로 와서 출국 도장의 확인 등 출국에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운이 나쁘지 않다면 같은 날 와가보더의 인도 출입국 사무소를 재방문하여 오늘 문제가 되었던 그 두 병의 보드카를 해당 면세점에 반납하고 1,100 루피 (약 19,000원)에 해당하는 환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파키스탄에 입국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버스로 약 10시간 거리에 있는 델리를 가야 할 것이며 모든 공기관의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그곳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 (만약에 운이 좋게도 그다음 날이 토요일, 일요일 또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면) 파키스탄 대사관을 찾아야 할 것이며 (약 두 시간 정도 줄 서 자기 순서를 기다린 다음) 다시 한번 인터뷰를 신청한 후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허가한 날 (약 10일 후) 다시 한번 대사관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고 추천 서신을... “What???”(뭐라고요?)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는 깊고 긴 한숨을 내쉬며 나를 한심하다는 듯 쏘아보았다. “OK, listen carefully this time. Firstly, You will have to get a new Indian visa in Islamabad to re-enter India which will take about two weeks over all the process. And after return the two problematic bottles of vodka to the duty free shop and get refund 1,100 rps, then you will have to go to New Delhi again to get a recommendation letter from our embassy which will take another two weeks at the least. When all the document requirement is lastly set, you are going to be granted to enter Pakistan with the newly issued visa, and of course only if you are lucky…”(OK, 이번엔 잘 들어요. 선생님은 가장 먼저 이슬라마바드에 가셔서 인도 재입국을 위한 새 인도비자를 발급받으셔야 할 겁니다. 아마 2주 정도 소요되죠. 그리고 그 문제의 보드카 두병을 면세점에 반품 후 1,100루피 환불을 받으시고 이제 델리로 가셔야 합니다. 그곳의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새로 추천서를 받아야 하니까요. 역시 빠르면 약 2주 정도 걸리죠. 그리고 마침내 모든 필요한 서류가 준비되었다면, 선생님은 이제 파키스탄 입국의 거의 모든 준비를 마친 셈이죠. 그리고 그다음 날 만약에 운이 좋게도…) “What?!!!”(뭐라고요?) 두 병의 Smirnoff가 든 면세점 비닐봉지를 내려놓고 대신 바닥에 두었던 배낭을 다시 둘러매자 그는 말없이 초록색 비자와 입국 도장이 찍힌 여권을 돌려주었다.
그들의 국경을 뒤로하고 파키스탄 내부로 걸어 들어가자 Lahore City(라홀) 행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탑승하여 대기 중인 승객들로 가득했고 내가 남성 전용칸에 올라타자 ‘부릉’ 엔진에 시동이 걸렸다. 일반버스 두대를 열차처럼 연결한 라홀시티행 버스 맨 뒷자리의 난, 미련스럽게 방금 건넌 그들의 국경을 바라본다.
그곳 즈음에는 사막의 뜨거운 아지랑이들이 하염없이 피어오른다. 그리고 멀리, 군인의 씩씩한 발걸음으로 인도 국경을 넘어서고 있는 한 사내의 뒷모습이 있다. 손에 들린 것은 한심하게 축 늘어진, 원래는 나의 것이었을 하얀색 비닐봉지가 확실하다. 기다란 자파의 그림자와 늘어진 비닐봉지는 펄펄 끓는 아지랑이에 조금씩 녹는 듯하더니 곧 증발해 사라진다. 두 병의 보드카가 원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파키스탄 방향에서 바라보는 높은 성벽 위 마하트마 간디도 웃는다.
‘Welcome to India'(인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