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2)

발달장애 아동 요가지도 봉사활동을 하러 가다

by 복순이

직사각형의 작은 방 안에는 요가매트도 요가복을 입은 사람도 없었다. 다만 호기심 어린 아이들 예닐곱명이 나를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나에게 다가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아이들

귀여웠다. 동시에 벅찼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일단 간격을 맞춰 자리에 앉힌 후 분위기를 잡아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자유분방한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보려 목소리를 높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이랑 같이 요가하러 왔어요. 혹시 요가를 해본 친구가 있나요?”


안경을 쓴 여자아이가 저번에 해봤다며 자기가 아는 동작을 선보였다.

귀여웠다. 동시에 벅찼다. 반응을 보여서 안도했다.


이야기를 이어가려는데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가 자꾸만 내 핸드폰 기종이 뭔지 묻는다.

귀여웠다. 또다시 벅찼다. 대꾸해야할지 무시하고 수업을 이어갈지 고민됐다.


혼미한 정신을 붙잡고 나름대로 준비한 '동물요가' 이야기를 꺼냈다.

고양이, 강아지, 나비, 개구리, 박쥐 자세

동물 이름이 들어간 요가 동작을 이야기하며 함께 해봤다.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몇몇이 곧잘 따라했다.

귀여웠다. 그치만 목이 아프고 진이 빠졌다. 15분이 지났다고 한다.

얼이 빠지고 넋이 나갔다.


친절한 보조선생님이 나를 향해 안쓰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어떡하나 다시 정신차리고 해야지


“이번엔 제가 산이 되어볼게요. 아까 배운 동물이 되어서 산을 지나가 볼까요?”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거린다. "아까 했는데…"

아,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나 보다. 큰일이다.

“근데 동물들이 산을 지나가지는 않았잖아요. 한 번만 해볼까요?” 애원했다.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몇몇이 선심 쓰듯 내가 만든 산으로 지나갔다.

귀여웠다. 동시에 벅찼다. 반응해 준 게 그저 고마웠다.

5분이 지났다. 목이 칼칼해졌다.


아, 벌써 체력도 준비한 것도 고갈되었는데 이를 어쩐다...


재촉하는 아이, 핸드폰 기종을 묻는 아이, 요가엔 관심 없는 듯 누운 아이, 교실 안팎을 오가는 아이들 사이로

시간도 나도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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