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 요가지도 봉사활동을 하러 가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말했다. "쪼끔만 쉬었다 해요."
내 상황을 눈치챈걸까? 아니면 본인도 힘들었던 걸까?
어찌됐든 고마웠다. 덕분에 아주 잠깐 숨돌릴 여유가 생겼다.
쉬는 시간이 끝났다. 내가 물었다.
"이번엔 각자 좋아하는 동물 하나씩 얘기해볼까요?"
나를 살려준 그 아이,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대답했다.
"공룡이요!"
당황스러웠다. '요가 동작엔 공룡을 형상화한 자세는 없는데...'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남자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만들어 보면 좋을까?" 멋쩍은 웃음과 함께 물었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 나도 아이도 당황한 눈치였다.
에라 모르겠다. 엉거주춤한 자세와 구부린 손으로 공룡 자세를 취한 후 최대한 요가스럽게 보이려 노력했다.
"티라노 공룡이 걸어갑니다. 쿵쿵"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가 따라했다.
유레카! 이거다!
닭, 펭귄, 카피바라, 토끼, 말, 악어...
줄줄이 나오는 다양한 동물들
우리는 함께 새로운 동물요가를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1시간보다 조금 일찍 수업을 마쳤다.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내가 오늘 요가수업 어땠냐고 물었던 것 같다.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답했다. "재밌었어요!"
믿기지 않았다.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이게 재미있었다고?'
무엇이, 왜 재미있었는지 의문투성이었지만 묻지 않았다.
다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원래 아이들 집중력이 15분을 못간다, 오늘 고생 많으셨다 라는 담당자와 보조선생님의 인사를 들으며 문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주에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