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생긴 걸까?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는 화창한 봄날을 연상시키듯 다양한 꽃을 피웠다.
당황한 나는 아이를 말렸다. 흥분한 아이를 멈추며 우리가 요가동작을 제대로 하는지 술래가 확인해야 한다고 타일렀다. 그리곤 다시 규칙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아이를 뒤로 보낸 후 내가 술래를 하려고 뒤돌아섰다.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떼를 썼다. 내 옆으로 와서 술래를 하겠다며 다시 꽃이름을 연신 외쳐댔다.
재밌어하는 건 좋지만 막무가내인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일은 계획에 없었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투덜거렸다. "선생님 쟤 이상해요. 자꾸 말을 안 들어요."
안경을 쓴 여자아이가 맞장구쳤다. "그러면 안돼."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하는 수 없이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아무래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계속하는 건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자신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며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릴 만큼의 여유도 없었다. 그저 멍하게 아이들만 바라볼 뿐이었다.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어디선가 조그만 플라스틱이 가득 담긴 통을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아이는 혼자서 플라스틱 모형을 꺼내어 놀고 있었다.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동물모양이었다.
유레카! 이거다!
통 안에 든 동물을 무작위로 꺼내어 그 동물을 흉내 내는 요가 게임으로 마무리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자신감이 생긴 나는 바로 아이들을 불러 게임을 설명했다.
"통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잡히는 동물 하나를 꺼내면 그 동물 요가를 하는 거예요! 저부터 5번만 해볼게요!"
"(동물 모형을 꺼내며) 앗 닭이네!" 하는 나의 외침과 함께, 알 수 없는 자세를 한 아이와 그의 입에서 꼬끼오 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임기응변이 통한 모양이었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 안경을 쓴 여자아이,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 순으로 차례를 이어갔다. 순조롭게 이어지는 것을 보니 오늘 수업은 성공인 듯싶었다. 금세 한 바퀴를 돌고 다시 내 차례가 왔을 때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통 속에서 모형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곤 모형과 다른 동물의 이름을 외쳤다. 아이는 아까 자신의 입으로 화려한 꽃들을 피웠던 것이 생각이라도 난 듯 이번엔 동물들을 하나 둘 소환했다.
재밌어하는 건 좋지만 막무가내인 아이를 또다시 어르고 달래는 일은 계획에 없었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입을 삐죽였다. "선생님 쟤 이상해요. 자꾸 말을 안 들어요."
나도 맞장구치고 싶었다. '그러게...'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복잡한 마음에 시계를 들여다보니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시간에 만나자고
인사하며 문 밖을 나섰다.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 길 위에서 여전히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