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걸음(3)

자신감이 생긴 걸까?

by 복순이

오늘은 쉬는 시간을 갖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글요가를 반복한 후 바로 게임을 제안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알까? 설령 모르더라도 비교적 쉬운 게임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술래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친 후 뒤돌아보았을 때 오늘 배운 요가동작을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내 말을 이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 삼아 소리쳤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아이들

내 설명이 부족했나 보다, 생각하며 다시 알려줬다. 내가 뒤돌아보면 박쥐자세, 'ㅎ'자세, 아무거나 생각나는 요가동작을 하면 된다고

그리고 다시 소리쳤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뒤를 돌자 보조선생님이 요가자세를 하라며 아이들을 도와줬다.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게임을 시작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듯 보였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재밌어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약간의 깨달음을 얻었다.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게임을 알고 있는 건지 어느샌가 아이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중 한 아이가 나를 툭 치곤 까르르 웃었다. 이때다 싶어 이젠 네가 술래라며 자리를 넘겨주고 나도 게임에 동참했다.

아이들이 다른 동작도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계속 다른 자세를 시도했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술래가 되었다.

내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아이는 구호를 점점 빠르게, 그리고 불분명하게 외치기 시작했다.

"무과꽃이 피어ㅆ다. 짜왈"

게임에 속도가 붙었다. 아, 쉴 틈 없이 움직여야 재미를 느끼나 보다! 순간 깨달았다.

정신이 쏙 빠지는 기분


안경을 쓴 여자아이가 술래가 되었다.

몇 번 하고는 술래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지 안 하겠다고 했다.

번갈아 가며 공평하게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에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를 술래로 지목했다.


오늘 처음 만난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외쳤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곤 재밌는지 연달아 소리쳤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장미꽃이 피었습니다."

"(이름 모를) 꽃이 피었습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옆을 보니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도 놀란 듯했다.

그리곤 우리가 당황한 모습을 보며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는 계속해서 쉬지 않고 꽃을 피워댔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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