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의 위기에 빠져버렸다. (3)

셀프 임차권등기 후기

by 사회화요정

들어가기 전에


https://brunch.co.kr/@1402a7ec3ecf4a9/18

의 후속 편으로, 이전 글에서는 법적 대응을 준비함과 동시에 집주인에게 심리적 압박의 수단인 내용증명과, 내용증명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때 대응책인 임대인 초본조회 및 내용증명이 필수적으로 필요한지 등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내용증명은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상황에 따라 보증금반환소송과 임차권등기명령의 순서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번 글은 임차권등기명령에 관련된 글이다.



임차권등기명령이란??


전세계약이 끝나면 집을 빼고 새로운 집에서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내 이전 집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집의 등기부등본상에 내가 거주했었으며,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이기에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기록하는 것이 임차권등기이며 이는 집주인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법원에 판결을 받아 강제로 기록하는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집주인 입장에서 치명적인 이유는 나중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때 있어서 "저는 지난번 세입자에게 돈을 계약만료일에 주지 않은 이력이 있는 사람인데 제 세입자 해주실래요?"를 말하면서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애초에 구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뿐더러, 이 약점을 커버하려면 시세보다 상당히 낮게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조치의 이면


내용증명에 비해서는 상당히 강한 조치이지만 그렇기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1. 타이밍

너무 늦어도, 빨라도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계약만료 1주일 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임차권등기신청 이후 실제 효력이 생기기까지 1~2주일 정도 법원에서 검토/처리 절차가 있는데 가장 좋은 건 돈을 못 받았다는 것이 확인됨과 동시에 임차권등기의 효력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빠르다면 법원이 판단하기에 신청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늦다면 우선변제권, 대항력의 유지를 위해 기존 집을 점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점유하고 있는 동안은 전세계약이 종료가 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지연 이자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2. 선량한 집주인일 가능성

새로 들어오기로 한 세입자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해서 보증금이 마련되지 않은 케이스도 있을 수 있다. 이때 기존 집의 조건과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조금의 시간만 더 있으면 다음 세입자를 받아 보증금을 무난하게 확보할 수 있는데 여기서 갑자기 임차권등기가 찍혀버리면 세입자가 돈을 받을 수 있는 날짜도 더 지연되게 된다. 집주인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세입자의 목적은 집주인을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돈을 돌려받는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필자의 경우는 명백하게 선량하지 않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진행하였지만, 모든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은 아니다.


3. 시간, 금전적 비용

법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간소화된 것이지만) 상당히 절차가 복잡하다. 각종 보안프로그램의 설치부터 직관적이지 않은 UI도 그렇고 모르는 용어들이 많았다. 자세하게 진행과정을 포스팅해주신 전세사기 피해자 선배님들 덕분에 어찌어찌 진행하기는 했으나 완료까지 이틀의 퇴근 후 소중한 저녁시간을 소모했다. 여기에 서류발급 및 신청비용 등을 다 합치면 금전적으로도 5만 원 정도가 소모되는데 실제로 반환소송까지 가게 되면 모를까, 이 비용들은 집주인에게 청구하기도 애매하다.

법무사를 쓰면 (신청비용 포함) 40만 원 정도라고는 하는데 내가 그 시간에 야근을 해서 받을 수 있는 수당을 기회비용으로 생각한다면 그럭저럭 납득할 수는 있는 비용인 것 같다. 야근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다면 법무사를 쓰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만하다.



기타


임차권등기 신청 후 집주인에게 통보하는 게 좋을까?


결론만 얘기하자면 임차권등기 예정임을 사전에 통보했고, 신청 후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신청일을 알면 효력개시일을 추론할 수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 효력이 개시된 이후부터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이기에 이 부분을 굳이 먼저 알려줄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정도 위협으로

바뀔 사람이었다면 이미 앞 단계에서 합의가 잘 되었어야 했다.



임차권등기 신청을 취소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쿠팡 주문취소처럼 마이페이지에서 쉽게 취소되지 않는다. "대법원전자소송 > 민사서류 > 민사신청 > 신청취하서" 메뉴에 있고, 핵심은 진행단계별로 취하메뉴가 다르다는 것이다. (소취하, 지급명령취하 등) 취하서 양식을 구글링 해보고 상황에 맞게 적어서 신청하면 된다. (양식을 자체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집주인의 생떼를 어디까지 받아줄지의 참고 지표


사례를 찾다 보니 라이트 버전? 전세사기로 갑자기 바닥이나 벽지 상태에 트집을 잡아 수리비용을 제외하고 주겠다고 한다거나, 대놓고 어차피 소송할 거 아니면 청소비용이라도 주고 가라고 하는 집주인들이 있다고 한다. 정말 억울하지만... 약한 세입자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임차권등기신청비용 40만 원 정도를 하나의 참고 지표로 삼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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