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틱틱띡"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할미, 율이 왔어요."
큰 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오면서 손녀와 함께 왔다고 알린다.
현관 마루에 앉아서 조그만 손으로 신발을 벗고 있는 손녀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 할미~"
'할미라는 밀' 한마디에 어찌나 귀여운지 아내의 웃음이 빵 터 진다. 참 이쁘고 말하는 것도 귀엽다,
'이쁘고 귀여운 녀석'
오늘은 내 생일이라 사위가 케이크를 준비하고 촛불을 켠다.
율이는 자기 생일 파티를 하는 줄 알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눈이 초롱 조롱하다.
"생일 추-카-니다. 생일 추-카-니다. 사아하는 하비의 생일 추-카-니다."
"박수~"
아직 말을 제대로 못 해서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율이는 열심히 손뼉 치며 노래를 부른다.
"율이야, 촛불 꺼야지." "후~해봐"
기다렸다는 듯이 율이는 입을 모으고 "후"라고 소리를 낸다. 바람은 안 나오고 소리만 난다.
아내는 그 모습에 또 한 번 빵 터진다.
"그렇게 좋아?"
"귀엽잖아!"
손녀를 바라보는 할미의 눈에는 한가득 사랑만이 담겨있다. 무슨 행동을 하든지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이쁘고 귀엽고 사랑으로 다가온다.
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 우리 딸들을 키울 때는 어떻게 키웠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 너무 여유도 없이 딸들을 키우다 보니 오늘 같은 빵 터짐은 느껴 보지 못한 것 같다.
아내가 허리를 젖히며 웃을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크게 웃을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아내는 율이만 보면 마냥 사랑스러운가 보다.
"율이야, 집에 가자."
"할미한테 뽀뽀 한번 하고"
신발 신으러 가던 율이가 달려와 할미를 안고 입에 뽀뽀를 해 준다.
뽀뽀 한 번에 아내의 사랑이 한번 더 터진다.
'나한테는 뽀뽀도 안 해주고. 에이 귀여운 놈. 다음에 오면 아이스크림으로 뽀뽀하게 만들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