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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바 Aug 14. 2022

마지막 홀은 버디로 끝내세요.

골프에서 배우는 능력 관리


   작은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진다.


   소비니에 골프장 17번 홀까지 오는 동안 구름이 낮게 깔려서 덥지 않게 라운딩을 마쳤다. 이제 마지막 홀이다.


   "김 과장님, 현재 스코어가 어떻게 되나요?"


   김 과장이 스코어카드를 들여다보며 숫자를 카운트한다.


   "와 이럴 수가! 본부장님 동타네요. 두 분 다 20개씩 더 치셨어요."


   전반에는 내가 2타 앞섰었는데 후반에는 S 본부장님이 더 잘 쳐서 동타를 만들었다. 골프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 동시에 동반자와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게 되는 스포츠다.


   승부욕이 자연스럽게 발동된다.


   마지막 파 5 18번 홀에 오늘 게임의 승부가 걸려있다.


   "두 분 다 마지막 홀은 버디로 끝내세요."


   김 과장의 응원을 들으며 S 본부장이 드라이버샷에 대한 걱정을 한다.


   "저는 드라이버 샷만 잘 되면 좋겠는데......"


   S 본부장이 먼저 티 샷을 한다. 드라이버를 짧게 잡고 빠른 스윙을 한다. 승부가 걸린 티샷이라 그런지 긴장을 했는지 높이 뜨는 샷이 나오고 멀리 못 가고 왼쪽 러프로 떨어진다.


   이틀 전에 이 홀에서 버디를 챙긴 나는 오늘도 자신 있게 드라이버를 쳤다.


   '느낌이 좋다. 그래 오늘도 오늘도 디 한번 해보자.'


   S 본부장이 왼쪽 러프에서 공을 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러프로 들어간다. 쓰리온 하기 어려워진다.


   나는 260미터 남은 거리를 무리하지 않고 4번 아이언으로 160미터를 보낸다. 실수 없이 100미터를 남겼으니 피칭으로 버디를 노릴 수 있다.


  S 본부장은 그린 에지까지 보낸다. 오늘 어프로치 샷이 좋으니 붙이면 파로 마무리할 수 있다. 어려운 샷이 계속되지만 S 본부장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누구나 지고 싶은 사람은 없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


   이제 이 한 샷에 오늘의 승부를 건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친 샷이 그린에 떨어홀컵 1미터 안쪽으로 붙는다.


   "와~ 굿샷입니다."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S 본부장과 김 과장이 박수를 친다. 내가 봐도 참 기가 막히게 쳤다. 그것도 18번 홀에서 동타인 상황인데......


  "감사합니다."


   S 본부장은 마지막 어프로치를 홀 컵에 붙이고 파로 마무리한다.


   "오늘 동반자가 좋아서 제 평균 스코어보다 더 잘 쳤습니다."


   S 본부장은 자신의 골프 실력을 잘 알고 있고 이기기 위하여 무리하지 않았다. 자기가 잘하는 어프로치 샷으로 최선을 다해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1미터 정도 되는 버디 퍼트를 가볍게 밀어 넣어 버디로 오늘 경기를 마무리했다. 버디로 한 타를 이겼다. 짜릿하다.




   식사를 하면서 들려주는 S 본부장의 '변방의 장수론?'이 흥미를 끈다.


   "저는 글로벌 물류회사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의 시스템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였습니다. 현재 폴란드에서 유럽지역 한국기 영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요하고 다이내믹한 자리네요."


   "그렇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는 일이 있고 계속 성장하는 자리입니다. 한국으로 가면 대표이사도 할 수 있지만 저는 이곳에서 변방의 장수 역할을 더 좋아합니다."


   "변방의 장수 역할이라......"


   "저는 저 자신을 잘 압니다. 한양에서 임금 노릇 하는 것보다 전쟁터에서 싸움을 하는 것이 저에게 더 맞습니다. 변방에 있다 보면 싸움을 이길 수 있도록 도움도 주고받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도 가져가고 정치와는 거리를 두게 됩니다. 변방을 잘 지키는 장수는 영토확장을 위하여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영토 확장은 좀 하셨습니까?"


   "처음 제가 영업을 맡았을 때 보다 거의 10배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 관련 인원이 10명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S 본부장은 자신의 골프 실력을 잘 알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여 자신의 핸디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변방의 장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경쟁을 극복하며 영토를 확장하는 좋은 결과를 낸다.




   "변방의 장수 역할을 하기 위하여 부하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장수는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먼저 부하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나누는 일입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당사에서 좋은 장수로 성장하고 자신이 맡은 지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기 새로 영업팀으로 영입한 김 과장의 많은 질문에 직접 답을 해 주거나 길을 알려주는 일도 그 과정의 하나입니다."


   "또 다른 동기부여 방법이 있나요?"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을 떠나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이방인입니다. 직원들의 마음을 최대한 이해하고 직원들이 생활함에 부족하지 않도록 도와주고자 합니다. 가끔 회사에  컵라면이나 햇반을 사다 놓고 필요한 경우 먹을 수 있도록 합니다. 동기부여는 햇반이나 컵라면처럼 작은 것에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바라봅니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리고 음~ 에는 영업사원을 위한 인센티브제도가 있습니다. 성과에 따라 분기별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아. 그래요?"


   "는 한국팀은 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변방을 지키는 것은 영업사원만으로 할 수 없습니다. 성취한 결과를 함께 축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원부서의 한국 직원들과도 제가 받은 인센티브를 어떻게 조금씩 나눌 수 을까를 고민합니다. 작은 나눔이지만 직원들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나눔으로 동기부여를 하시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경력개발을 지원합니다. 변방의 장수 밑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직원들은 어느 곳에 가서도 어느 자리에 가서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그리고 후계자를 키우는 것도 중요한 변방의 장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 자신을 잘 알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라면 변방의 장수 역할이 멋지지 않은가?


   작은 장사꾼은 이문을 남기고

   큰 장사꾼은 사람을 남긴다고 했다.


   나눔으로 사람을 얻을 수 있는 변방의 장수는 멋진 장사꾼이다.


   내가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엇인가

   

   변방의 장수? 한양의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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