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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바 Jul 28. 2022

이런 날씨에는 굴려야 해요.

골프에서 배우는 학습 관리


   “캐디 언니, 오늘 그린 많이 튀나요?”


   “사장님, 많이 튀지는 않지만 그린이 딱딱해서 직접 온 그린 시키시면 굴러 나갑니다. 그리고 오늘 핀 위치는 앞 핀이라 짧게 치는 것이 좋습니다. ”


   온도는 예상한 대로 0도 정도 되고 바람이 불지 않으니 따뜻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 운동하기 좋은 날씨라고 한 마디씩 한다.


   “인코스 1번 홀입니다. 보시다시피 좀 긴 홀입니다. 내리막으로 되어 있고 뒤바람도 있어서 잘 맞으면 많이 굴러갑니다.”


   내가 친 샷은 굴러서 멀리 갔고, 김 사장님 공은 왼쪽 오비 말뚝 근처로 떨어진다. 신 프로는 거리는 짧지만 안전하게 페어웨이 중앙으로 보냈고, 유 프로도 가운데 왼쪽으로 공을 보내는데 거리가 많이 난 것 같다.


   남은 거리가 아직 많이 남은 김 사장님은 우드로 공략하는데 오른쪽 그린 앞에 떨어지는데 많이 굴러서 그린 뒤편 에지까지 간다. 


   나는 5번 아이언으로 그동안 연습한 대로 오른발 앞에 공을 놓고 찍어 치듯이 치니 공은 낮게 가면서 많이 구른다. 


   ‘그래 오늘은 이 샷으로 친다.’ 


   방향성이 좋게 샷이 날아가고 그린 근처까지 가서 계속 굴러 그린에 올라간다.


   신 프로는 180미터를 하이브리드로 공략하는데 조금 짧아서 그린 앞 에지에 떨어지고, 유 프로는 140미터를 남겨두고 7번 아이언으로 홀을 공략한다. 


   유 프로의 아이언 샷이 제대로 맞았다. 방향과 탄도가 좋다. 높게 날아간 공이 그린에 직접 맞는다. 그런데 공이 한번 튀더니 그린 밖으로 나간 튀어 나간다.”


   “잘 친 샷인데 왜 나가냐? 평상시 같으면 딱 붙는 샷이었는데, 아깝네.”


   "오늘은 그린에 직접 맞으면 굴러서 나갑니다."라고 캐디가 다시 한번 그린 상태를 설명해 준다. 그린 상태에 따라서 샷을 달리 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사장님은 8번 아이언으로 굴려서 홀 근처에 공을 보내어 파를 기록하며 말한다. 


   “오늘 같은 날씨에는 굴려야 하는 것이 답이네요.”


   그런데 샌드웨지를 빼 들고 간 유 전무는 머뭇머뭇하며 샌드웨지 샷에 자신이 없어한다.


   그린 뒤에서 내리막 어프로치를 해야 하는데 샌드웨지로 띄우기에는 공이 바닥에 붙어 있고 바닥도 딱딱해서 치기에 어려워 보인다.


   유 프로가 친 공은 생각보다 높이 떠서 홀 근처에 떨어지는데 다시 한번 튀어 오르더니 그린 앞쪽으로 나가 버린다. 


   “유 프로님, 오늘 같은 날씨에는 띄워서 치면 그린 공략하기 어렵습니다.”


   “김 사장님, 제가 굴리는 샷을 연습해 보지 않아서요. 골프 참 어렵네요. 상황마다 다른 샷을 해야 되니……”


   유 프로는 그린 앞에서 퍼터로 공략해서 보기로 막는다.


   유 프로가 퍼터로 공략하는 것을 본 신 프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퍼터로 공략한다. 퍼팅 능력이 좋은 신 프로는 파로 연결한다.


   날씨가 추워서 그린이 얼면, 내가 정상적인 샷을 하더라도 그린 밖으로 볼이 튀어 나가는 것과 같이, 기업환경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본다.


   나의 능력이나 성과가 정상적이더라도 기업 환경이 변함에 따라 회사 내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나의 직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 과장, 오늘 시간 되면 잠깐 얘기 좀 합시다.”


   갑자기 안전환경 담당자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담당 부서장이 연락을 해왔는데 3주밖에 시간이 없다.


   “정 과장, 안전환경 담당자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서 자리가 빕니다. 이쪽 자리로 옮겨 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전무님, 너무 생소한데요! 제가 지금 하는 구매업무 하고 그리고 전에 했던 인사총무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 가능할까요?”


   내가 봐도 전혀 관련이 없다. 전공도 하지 않았고 경력도 없고 관련 자격증도 없는데 무얼 보고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거지?


   “정 과장, 지금까지 구매 업무를 잘해 왔지만 현재 업무는 금년 안으로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정 과장은 새로운 업무가 필요합니다."


   "......"


   "그리고 이 자리는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며, 인사총무 업무를 하면서 사람들과 좋은 네트워킹을 해 온 것과 교육 진행업무는 새로운 업무를 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에~"


  "더 나아가서 구매업무에서 경험한 협상 능력은 안전환경에 관한 새로운 정책을 직원들에게 소개하고 실행하도록 설득함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끌어다 붙이기는 했지만 논리적으로 맞는 것 같고 정 과장도 조금은 수긍하는 눈치다.


   “정 과장, 새로운 도전은 항상 두렵습니다. 내가 보기에 정 과장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안전환경 전문가를 정 과장의 커리어 목표로 삼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정 과장의 경력 개발은 도전이다. 회사와 해당 부서장에게는 현명한 위험 감수가 되지만 기꺼이 감수할 만하다.


   이제 굴리는 샷으로 언 그린 위에 온 그린 시킨 정 과장이 날 선 퍼팅으로 타수를 줄이고 얼어 있는 그린도 정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린이 얼어있는 상태로 바뀌면 띄우지 말고 8번이나 9번 아이언으로 굴리는 샷이 필요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샷을 달리해야 합니다.”


   조직 변경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자리에 도전하지 못하면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굴려야겠습니다.”


   유 프로도 굴리기 시작한다. 아직 연습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굴려본다. 


   "이제부터 그린이 얼었을 때는 굴려 보시겠습니까?"

   "새로운 변화가 오면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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