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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Sep 20. 2021

말 사귀기 16

30. 슬기로운 마구(승마용 장비) 착용기


     

이젠 승마용 장비인 마구를 진짜로 착용해 볼까요? 기승하기 전 말 손질이 어느 정도 끝났다면 안장이나 아대*, 고삐를 장착해야 합니다. 장비실에서 안장을 꺼내옵니다. 안장은 가죽으로 되어 있어 나무나 안장대에 걸쳐 놓는데 이는 모양이 비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동그란 말 몸통을 감싸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장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면 기승자와 말은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집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안장은 장애물 안장으로 뒷부분(안장 꼬리)이 낮습니다. 말 등의 오목한 부분에 안장을 장착하는데 지금 타고 있는 말은 등성마루**가 높아, 높이차를 줄이기 위해 맨 밑에 젤리패드***를 깝니다. 그 위에 재킹, (양털) 깔개****, 안장을 놓습니다. 그리고 복대를 조이되 왼쪽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균등하게 조이는 게 중요합니다. 편하자고 한쪽만 조이면 삐뚤어져 안장이 채워집니다. 주의할 점이 또 있습니다. 최대한 조였을지라도 마장으로 간 후 다시 조이도록 합니다. 말이 몇 번 걷다 보면 배에 긴장이 풀리면서 복대가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조금 움직이다 보면 벨트가 헐렁해지잖아요. 같은 원리입니다.

 예전에 교관님이 “안장은 배가 터질 정도로 조여 놔야 안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등

자 길이도 조절해야 하고 수시로 안장을 고정시키는 과정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타다가 안장이라도 돌아가 버리면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재갈과 고삐를 장착해야 합니다. 처음엔 복잡한 가죽 끈처럼 보이지만 몇 차례 하다 보면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 복잡한 끈들은 모두 말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는데 초보자들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따금 재갈을 물지 않는 말들이 있는데 이때는 오른손으로 나머지 굴레를 들고 왼손으로 재갈을 들고 있다가 말이 입을 벌리는 순간 안으로 재빨리 넣어야 합니다. 이때 왼손의 엄지손가락을 재갈 물리는 이(말의 입에는 이가 없는 공간이 있어 재갈을 물릴 수 있는데,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오며 진화한 것 같다) 사이에 넣으면 입이 쉽게 벌어져 재갈 물리기가 수월해집니다. 그런 다음 정수리 끈을 귀 뒤로 넘기고 나머지 뺨 끈, 목끈, 고삐 등을 조절합니다. 말이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지 못하도록 오른손으로 콧등을 잡은 상태에서 장착하며, 고삐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승마는 다른 종목과 달리 할게 정말 많습니다. 특히 안전과 직결되기에 기승자가 더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즐거운 승마를 위해 슬기로운 마구 착용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 아대: 말의 발목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장애물을 연습하거나, 네 발끼리 부딪치는 일이 우려될 때 착용한다.

** 등성마루: 말 등에서 안장을 메는 앞쪽에 뼈가 툭 튀어나온 부분. 기갑이라고도 한다.

*** 젤리패드: 기갑 부분의 안상을 막아주는 젤리로 된 패드이다.

**** (양털) 깔개: 안장과 깔개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깔개이다.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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