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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Key Feb 26. 2023

위빳사나 명상과의 첫 만남 (4/4)

<누구한테 뭐래, 나부터 잘해야지> 시리즈 (2)

<1회>

1. 위빳사나 명상 (담마)에 대한 간략한 소개

<2회>

2. 10일 코스 소개 (일과표 포함)

<3회>

3. 10일 코스를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경험

<4회>

4. 교육담당자로서 바라본 10일 코스의 구성과 배운 점 

5. 10일 코스를 참석하시고자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



10일 명상 다녀오고서 무슨 말이 이렇게 많냐고 질문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누가 보면 위빳사나 명상의 고수나 되는줄 아나, 놀림을 당할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10일이란 시간은 정말 인생에서 몇 안되는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던 기회였기 때문에 이렇게나 말이 길어지는 것 같다.

오늘은 마지막 후기로 직업이라는 안경을 쓰고서 바라본 과정과 

담마코리아를 방문하시고자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4. 교육담당자의 눈에는 10일 코스가 어떻게 보였을까?


일종의 직업병인데,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 교육에 참석을 하면 순수한 교육생의 모습으로 몰입하지 않고

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담당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서의 관점에서 관찰을 하게 된다.

10일 과정에 대해서도 관찰한 내용이 있어서 잠깐 공유해볼까 한다.


기업에서 교육담당자로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가 있다.

"사람 안변한다", "사람 고쳐 쓰는거 아니다" 와 같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교육담당자는 사람의 변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것이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일이지만 사실 교육을 하다보면 정말 많이 느끼게 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위해 교육을 받지만 변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계속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교육 사업이 살아남고 번창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는데,

곰곰히 생각하면 할수록 참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사람들은 변화를 원한다. 더 나아지고 싶고 발전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그런데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존중을 받는 것이다.


다시 질문을 해보겠다. 

왜 성장을 하지 못할까, 왜 변하지 못할까?

위빳사나 명상 코스를 참여하면서 저 질문의 원인과 해결 방향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거듭하면 할수록 10일 코스는 정말 잘 만들어진 과정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두 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원인과 해결책을 모두 내 안에서 시작한다는 점,

두번째는 자기절제를 통한 지독한 반복 훈련, 즉 고행을 필수로 한다는 점이다.




<#1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나는 기업에서 리더십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고 강의를 하고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방향들을 고민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시도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포장했다.

다른 글에서도 기업 교육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법에 대한 내 생각을 공유하겠지만,

위빳사나 명상 코스를 참여하면서 아주 선명하게 보인 것은 태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교육에 들어오는 교육생들은 모두가 변화와 성장을 기대한다고, 그래서 성공하고 싶다 말은 하지만

성공을 하지 못했던, 그래서 성공할 수 있도록 본인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관찰하였을까?

얼마나 철저하게, 어느 정도 솔직하게 자신을 바라보았을까?

목적도 명분도 없이 교육에 참석한 사람은 차치하고, 스스로 잘해보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들도

모든 문제와 문제 해결법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였을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도 '난 잘하고 있는데 주변이 돕질 않아'라며 저항을 하고

변화를 공감하게 되었을 때도 스스로 동력을 찾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손에 쥐어 주기를 바란다.

밥을 왜 먹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밥을 차리는 방법도 알려주고, 요리도 해주고,

심지어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씹어서 줘야 했을까?

이러한 장면은 너무 많이 보았고, 나 역시 성장을 위해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이런 태도가 없었을까?


위빳사나 명상에서 굉장히 의미있게 배운 것은 시종일관 '객관적인 관찰'하는 것을 훈련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세상에 '객관적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자연은 그러하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우리는 6가지의 기관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하게 되는데,

6가지 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무의식 중에 우리의 경험에 기반해서 해석되어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데, 위빳사나에서는 이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일 수 있도록 훈련을 한다.

그것이 평정심에 이를 수 있게 도와주는데, 모두 내면의 성찰인 것이다.

내부에서 원인을 찾으니,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내부에서 찾아낼 수 있다.

누구에게 기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창조하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가 주로 접하게 되는 교육이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학습하게 되는 형태가 흔하다.

흔하기 보다 거의 다 그렇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리더십 작가이자 강연가로 유명한 사이먼 시넥은 '골든 서클'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변화와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처음 TED를 통해서 접한 그의 강의를 보고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고, 바로 책을 사다 읽기 시작했다.

골든 서클을 여기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변화를 위해서는 스스로 'Why'라는 질문을 고민을 해야

How - What 으로 이어지는 실행 계획이 나온다는 매우 기본적인 변화의 매커니즘을 잘 정리한 내용이다.

'교육을 전공을 하지 않아서 내가 이런 정보를 늦게 접한 것일까?' 라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가

'아니, 지금 아주 적절한 시기에 접한거야'라고 마음을 바꾸고, 교육 컨텐츠에 'Why'를 추가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여전이 대부분의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골든 서클'의 가장 밖에 위치한 'What'에 집중을 한다.

'Why'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보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하면

'그런건 됐고, 당장 그래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걸 알려줘!' 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좋다. 이걸 잘못되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변화를 지속시키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변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금 익숙해져버린 나의 습관을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골든 서클' 중앙에 위치한 'Why'를 'What' 을 통해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What'을 통해 'Why'를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What'을 가르쳐주면 오히려 '이거 안된다!'라는 말을 되돌려 준다. 

"내가 해봤는데 안되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거예요."

"이거 한다고 되겠어요? 그럼 누군들 못하겠어요."

이런 시도는 모두 외부에서 시작된 것의 결과물이다. 

내면에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성을 갖기 어려운 것이다.


명상은 매우 제한된 곳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이다.

철저하게 내면에서 나를 관찰하고 관찰한다. 

물론, 기업 교육의 상황과 달리 명상 센터를 찾는 분들은 자발적으로 와서 참여를 하기 때문에

내면부터 탐구해야 하는 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과정에 전념할 수 있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교육담당자 입장에서 코스를 바라보았을 때, 

철저하게 내면을 챙기고 스스로가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이 접근법이 수천년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변화는 내면에서 시작되어야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What'을 아주 잘, 효과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도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What'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Why'를 향해 스스로 질문하면서 진지하게 내면의 성찰을 가져오는 시간,

이러한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교육생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이러한 관점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매우 낮다.

그렇다고 내가 경험한 것이 제일이라며 모든 것을 한번에 확 뒤집을 수도 없을 것이다.

나 또한 'Why'에 대한 내면의 탐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이다.




<#2 꾸준함이 생명이고 자산이다>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해서 '꾸준함'만이 변화와 성장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나보다 생물학적으로 한참은 어리지만 개인 사업을 하는 분이 있다. 

나이차이가 있음에도 항상 대표님이라고 부른다.

그저 그분의 내면의 힘과 그 꾸준함, 근면성에 감탄할 뿐이다. 대단한 힘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마음으로 존중하기에 말을 편하게 놓는걸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분과 나누었던 대화 중 하나가 바로 '꾸준함'이었다.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사업을 성장시키고 경쟁 사회에서 앞으로 걸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끈기있게 하는 것이 생명과 같다.


이 이야기를 왜 갑자기 했을까?

교육에 들어오면 교육생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What'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얻은 'What'을 어떻게 활용할까? 자기 것으로 만들기는 할까?


교육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Who am I'에 대한 나의 고민은 깊기만 하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응원하며 옆에 있어 주는 것이라는 아주 희미한 향기만 맡을 수 있는 지금이지만 

보다 명확해질 수 있는 계기가 코스 참여를 하면서 생겨났다.


교육은 언제 효과가 나오는 것일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내면의 성찰을 통한 스스로의 동력 찾기를 도와주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훈련', 

그것도 반복된,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몰아붙이면서 지독스럽게 자신을 바꿀 수 있는 훈련.

훈련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 연말,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회가 있었다.

지인 중 한명은 곧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주변의 응원만큼 우려도 깊었다.

"힘들 수도 있다." "안되면 어떻게 할래." "플랜 B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친하니 할 수 있는 진심어린 걱정들이었다.

당시 지인이 했던 그 말에 나는 매우 매우 공감을 했다.

"사업하는 사람들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왜 성공하는 줄 알어? 그건 바로 성공할 때까지 해서 그런거야."

매우 강력한 믿음이다. 바로 이런 마인드이다. 될 때까지!! 그러면 실패는 없다. 과정이었을 뿐.

당연한 이야기고 다들 아는 내용이라고? 하지만 몇 명이나 실행할 수 있을까?


위빳사나 명상 코스를 통해 교육담당자로서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명확해진 느낌이다.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매우 지독하고 꾸준하게 훈련시키는 역할.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위빳사나 명상에서는 10일 간의 매우 통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지독하게 훈련을 시킨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시켜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명상법을 알려주고 될 때까지 무지막지하게 수련을 시킨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이러한 최소한의 시간과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고 강제하지 않으면

과연 우리 중 몇명이나 기존의 습관을 스스로 자발적으로 이겨내면서

새로운 습관을 위한 기본적인 체력을 키울 수 있겠는가.

아마도 10일 수련이 지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변화를 위해서는 철저한 훈련, 조금 더 강하게 표현하자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고행'이 필요하다.

우리는 변화를 그리고 성장을 너무 쉽게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 옛날 고타마 싯다르타가 철저한 자기 절제와 상상 못할 고행을 통해서 얻은 것이 깨달음이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행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인데 또 어떤 사례가 있을까?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김연아 선수의 사례는 어떨까?

성공한 아이돌 가수들의 사례는 어떨까?

한 분야에 몰두하여 지독한 연구를 통해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들의 사례는 어떨까?

이름만 대면 대한민국 누구나 알 수 있는 일타강사들의 사례는 어떨까?

폭포 아래서 소리를 수련하며 피를 토하는 고통 끝에 득음을 한 소리꾼의 사례는 어떨까?


무엇인가를 얻은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 (Input)이 투자되었고, 

그에 따른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 고통스러운 길을 기꺼이 걸어야만 변화를 하고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이 자연의 법칙.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내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이러한 훈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배정했을까?

아니다. 반복 훈련이란 것은 내 과정 속에는 없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모든 군인은 신병훈련소에 입소를 하면서부터 군복무가 시작이 된다.

신병훈련소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첫째도 둘재도 셋째도 사회에서의 습관을 버리고 군인으로서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 

흔히 사회물을 뺀다고 표현되는 이 훈련은 

전쟁에서 목숨이 달린 순간에 즉각적으로 생존과 임무 수행을 반사적으로 할 수 있는

군인으로서 필수적인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본인의 리더십을 바꾸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하는 일에서는 입에서 단내가 날만큼의 지독한 훈련이라는 것이 전혀 없다.

고엥카 선생님이 법문에서 이야기 했든 지적인 게임만 해온 것이다. 이래서는 나아지는 것이 없는데 말이다.


10일 코스를 참여하면서 사람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과정의 구성을 보고 실제 경험으로 느낀 점에서

나의 직업과 연결시켜 나의 업무를 반성해보면 2가지가 가장 충격적이었다.

내면의 변화와 성장 동력을 키워주는 단계, 그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한 환경과 철저한 훈련 단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이러한 느낀 점을 업무에 녹여낼 것인지는 숙제로 남았지만,

이 2가지가 빠져있는 한, 교육을 통해서 실제 성장을 가져오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명상도 명상이지만 이러한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지난 10일에 감사한다.




5. 10일 코스를 참석하시고자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

본 코스에 참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내가 정말로 명상을 어떤 마음 가짐으로 접하고 경험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단지 '한 번 해볼까?'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참여를 하면

온전히 집중하는 데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명상이 왜 지금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10일 동안 감금되어 생활을 하게 될텐데 이정도 환경에 나를 던져 넣을 만큼의 각오가 필요하다.


명상에 관련된 그 어떤 사전 지식이나 기존의 경험을 완전히 지우고 백지 상태로 들어오시기를 바란다.

그냥 담마코리아의 위빳사나 명상법을 철저하게 따르겠다는 다짐만이 필요하다.

많이 아는 것은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는데, 명상의 경우는 바로 그 독이 되는 것과 같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잠시 접어두고 명상법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인맥을 넓히기를 희망한다면 다른 명상 과정에 참여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고귀한 침묵을 강요하지도 않고 사람들과 자유롭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명상 과정은 참 많다.

위빳사나 명상은 수천년간 이어온 그 전통에 따라 철저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침묵을 10일차에 해제하는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사회 적응을 위한 배려 차원일 뿐이다.


여성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성분들에게 이야기를 하자면 수건과 속옷은 그렇게 많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

세탁기는 없고 간단한 손빨래 정도만 샤워하면서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몰랐기 때문에 엄청 큰 캐리어를 끌고갔고, 

그 속에는 수건 10장과 속옷 10장, 양말 10켤래 등 엄청난 양의 짐을 가져갔는데

3일만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5장이면 충분할 듯하다.

샤워하면서 속옷은 빨아서 말리면 되고, 

수건도 어차피 물기만 닦아내는 정도로 사용이 되기 때문에 한번 샤워한 후 말리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겨울에 참석하시는 분들 기준으로 설명드리는 것이다. 여름은 달라질 수 있겠다.


식사량은 조금씩 줄여나가기를 제안한다.

하루 종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명상 수련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매우 적다.

식사를 많이 하게 되면 앉아서 수행해야 하는 조용한 공간에 

장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소리도 소리지만 스스로에게 굉장히 방해가 된다.

아침과 점심만 제공하고 저녁을 주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과하게 먹고 소화시키는데 에너지를 쓰며 식곤증 등으로 명상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를 막기 위해서는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대신 텀블러를 꼭 챙겨가시고 물은 충분히 드시는 것이 좋다.


2월에 참여를 하였는데, 이불이 제공이 된다. 하지만 침낭을 제안하고 싶다.

전기장판을 아주 약한 수준으로 맞춰놓아도 침낭 안에서 자면 땀이 날 정도로 추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불 시트를 챙겨갈 필요도 없고 

마지막 날 청소 시간에 벗겨내야 할 시트도 없기 때문에 침낭 정말 좋다.


한번 명상 코스에 참여한 것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명상을 하실 것을 제안한다.

앞서 말했지만 변화를 위해서 꾸준함 만큼 힘이 되는 것은 없다.

명상 코스를 다녀온지 1주일이 지나고 있는 시점인데, 초반에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1시간은 생각보다 엄청 긴 시간이다. 

하루하루 미루면서 명상하는 것이 멀어지면 그만큼 빛의 속도로 명상을 버텨낼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생활 속에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명상을 하시기를 꼭 추천드린다.


명상을 마치고 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후기를 남겨보는 것도 제안하고 싶다.

오늘이 총 4편의 후기를 정리하는 날인데, 말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지 글도 참 길었다.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못한 티가 팍팍날만큼 길고 긴 글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주절주절 적어놓은 글에서 무언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지난 10일을 곰곰히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관련된 글도 읽으면서 이해하는 내용을 점검할 수도 있었고,

명상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럼으로 내가 걸어온 길을 차분히 되돌아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다짐한다는 의미로 후기 남겨보시는 것을 제안한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 생을 마감한 분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는 말.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라는 의미의 이야기인데, 동일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내가 참여한 10일 코스는 신청했으나 초청을 받지 못한 분들이 그토록 원했던 그 자리라는 것.

그러니, 내가 초청되면서 초청되지 못한 분들의 간절한 마음을 배려하고 초청에 감사드리는 유일한 방법은

10일 코스에 진심을 다해 열심히 수행을 하는 것뿐이다.




나는 홀로 존재하는 듯 하지만 사실 모두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이해한다면,

오늘도 감사하며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긴 후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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