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춤추러 갑니다

나를 지키는 힘.

by 초연


아침이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난 뒤, 나는 운동하러 간다. 아니, 춤을 추러 간다.
동네 스포츠센터에서 하는 댄스 수업인데, 주로 아이돌 춤을 배운다. 음악이 흐르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진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필라테스 수업에 간다.

이제 이 생활도 어느덧 3년째.
운동이 습관이 되고 나니, 하루라도 안 하면 어딘가 허전하고 마음이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운동을 즐긴 건 아니다.
모든 시작에는 아픔이 있었다.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석 달 만에, 원치 않았던 소문과 오해로 친구들에게서 왕따가 되었다.
입학 초, 반짝이는 눈으로 학교생활이 얼마나 즐겁고 설레는지 이야기하던 아이였기에 그 추락은 너무도 가혹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도서관에 혼자 앉아 내가 싸준 떡 한 조각을 삼키지 못하고 체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 가슴도 함께 무너졌다.

그 시절, 나는 하루에도 수없이 무너졌다가 일어났다.
그러다 어느 날, 가슴을 짓누르는 돌덩이 같은 무게에 숨이 턱 막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뭐라도 해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급하게 등록한 것이 바로 댄스 운동이었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나면 다시 잠에 빠져들던 내게, 운동하러 바로 나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번만큼은 나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무조건 4개월 동안, 일주일에 세 번만 가보자고 결심했다.
그 정도면 뭔가를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매번 아침이면 마음속에서 타협하려는 내가 고개를 들었지만, 꾸역꾸역 발을 뗐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몸이 기억하는 춤이 생기고, 운동센터의 사람들과 커피도 마시며 조금씩 마음이 풀어졌다.
이제는 하루만 빠져도 뭔가 허전하고, 괜히 불안하다.

운동 1년쯤 되었을 때, 센터 사람들 중 하루에 운동을 두 가지씩 하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부러웠고, 나도 그런 체력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필라테스는 아직도 재미는 없다.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댄스를 마치고 나면 몸이 뜨거워지고, 그 기운으로 필라테스까지 가게 된다.
댄스는 내게 마중물 같은 존재였다.

지금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필라테스를 거의 매일 간다.
일주일에 두 번 갈 때도 있고, 세 번 갈 때도 있지만, 어느 순간 ‘운동하는 나’가 익숙해졌다.
그 3년이 내 체력과 삶의 의지처를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버텼다.
그리고 지금, 아이는 대학생이 되었다.
그 긴 시간을 돌아보면, 아이는 결국 고2 때 자퇴를 선택했고, 독학 재수학원에서 2년을 보내며 지난한 시간을 통과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운동을 했고, 그것이 나를 살렸다.
지금 남은 건 단단해진 체력과 또래보다 조금은 젊어 보이는 외모, 그리고 나 자신을 지켜낸 자부심이다.

이제는 알겠다.
삶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걸.
그 쓰디쓴 시간을 지나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