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49. 신은 공평하다

by 글마중 김범순

마른 풀도 꽃처럼 아름답다.

활짝 핀 홍매화한테 반했다.


지하철 노인석에 앉아 퍼즐 블록 게임을 했다. 밤 10시 30분이 넘은 열차 안. 서 있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다.

어떤 청년이 내 앞에서 통화를 했다. 맑고 밝고 다정하고 지성미까지 갖춘 목소리였다. 게임을 하면서도 청년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이는 스물셋에서 스물여덟?

중간보다 조금 큰 키

홀쭉한 몸매

가늘고 작은 눈

날카로운 콧날

하얗고 갸름한 얼굴

웨이브 있는 까만 머리


통화내용으로 보아 여자친구인 것 같았다. 저런 사람과 사귀는 여자친구는 얼마나 순수하고 예쁠까? 두어 번 망설이다 젊은이를 쳐다보았다.


아 - ! 상상하던 모습과 정반대였다.


전지전능하지만 질투심 많은 신은

절대 완벽한 인간을 만들지 않는다.

신은 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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