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관 정문 담장에서 만난 광경.
기적을 만난 것처럼 두근거렸다.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 동영상을 찍었다.
그새 날개가 조금 펴졌다.
너 날짜를 잘못 잡았어
비 올 것 같은데 어쩌니?
꼬리까지 다 나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펴지는 날개.
먼지처럼 작은 개미들이 손등을 타고 올라와 물면 입으로 훅 불어 날렸다.
징그러운 굼벵이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매미로 환골탈태했다.
8분 24초 동안의 동영상에서 포인트만 선택해 스크린숏으로 찍었다.
운동을 끝내고 나오니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늘 후문으로 다녔지만
매미가 궁금해서 발길이 안 떨어졌다.
두 시간 가까이 지났는데 매미는 그대로 있었다.
커다란 파초 잎 두장을 뜯어 놀라지 않게 조심조심 어설프나마 지붕을 만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