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다려 네덜란드

33. 아가 얼른 기운 차리렴

by 글마중 김범순

식당 앞에 세워진 컬러풀한 송아지.

작은 손녀를 친구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본 소 떼.

한두 군데가 아니고 저토록 여유로운 풍경이 자주 펼쳐졌다.

네덜란드는 확실히 낙농국가다.


사위가 근무하는 회사 앞으로 갔다.

딸 기분 전환 시켜줄 겸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식당은 큰 강가에 있었다.

식당들이 공동으로 강변 광장을 가꾸었다.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강 건너 그림 같은 마을.

풍경이 아름다워서 음식 맛은 따라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소수 부족의 방패 같은 장식물이 식당 곳곳에 놓여있었다.

이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는 사위가 가장 좋아하는 고구마튀김이라고 했다.

고구마튀김 맛은 거기서 거기 아닐까?

아니었다. 정말 맛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딸은 힘들다며 침대에 눕고 호숫가로 나왔다.

매일 보는 꽃이지만 날마다 새롭게 예쁘다.

산딸기 꽃이 피기 시작했다.

유월이 되면 이 호숫가는 빨간 산딸기로 뒤덮일 것이다.

그때 나는 여기 없는데.

조금 허전하고 조금 쓸쓸하고 조금 슬펐다.

우리나라에도 흔한 애기똥풀꽃이 여기도 지천이다.

넓은 잎이 모시풀이다.

어린 모시잎을 뜯어 나물로 즐겨 먹었기에 깨끗한 곳을 선택해 순만 땄다.

모시잎에 손대는 순간 깜짝 놀랐다.

엄지와 검지 그리고 잎이 살짝 스친 손목이 찌릿찌릿 전기가 오는 것처럼 따가워서였다.

딸의 이탈리아 친구가 모시잎 만지면 가렵다고 손목을 긁어 보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가에 가서 아무리 씻어도 가라앉지 않았다.

모시 나물은 포기하고 연한 민들레 잎만 뜯었다.

지나가던 아가씨가 상냥하게 웃으며 왜 따느냐고 물었다.

우리 한국에서는 민들레라고 하고 샐러드로 먹는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식탁에 민들레 겉절이가 올라왔다.

딸, 사위, 큰손녀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약이나 다름없으니 이거라도 먹고 딸 기운이 벌떡 솟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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