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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중 김범순 Nov 08. 2023

삽화

71. 삼탄아트마인 2

- 사진 제공 이춘형 선생님 -


- 사진 제공 유달상 교수님 - 

삼탄아트마인에 도착했다.

언제 비가 왔었느냐는 듯 말끔했다.

그제야 일행 모두 이현온 시인이 오면 

비가 물러난다는 걸 조금 인정했다.


입구 가운데에 버티고 앉아 있는 날씬한 해태상

폐광이 된 정암광업소를 아트 뮤지엄으로 탄생시킨 삼탄아트마인

개구리인지 개미인지 하마인지 모를 재미있는 목공예품


카운터 옆에 있는 귀여운 고슴도치












볼거리가 많아 뿌듯하다.

춥지는 않았으나 저절로 난로 곁에 다가섰다.

따스함이 주는 무한한 위안에 

잠시 몸과 마음을 맡겼다.


4층에서 3층 전시장을 내려다보며 찍은 예쁜 벽 장식


전시회가 시작되어 3층으로 내려왔다.


강원 MBC 취재 기자와 인터뷰하는 전제훈 작가. 작가는 30년간 광부로 근무하며 동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3교대라 밤새 갱도에서 일하고 아침 8시에 퇴근했다고.

막장으로 들어가는 갱도

저 끝에는 희망과 보람과 함께 죽음도 기다리고 있다.

광부들은 죽음은 외면하고 

희망과 보람만 캐러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막장 높이가 낮아 무릎 꿇은 자세로 작업하는 광부


헬멧에 달린 불빛 하나밖에 없는 깜깜한 막장

저 눈빛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


탄가루가 날려 눈으로 들어가도 닦을 수조차 없다.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은 눈가로 얼굴로 번진다. 

선하면서 맑고 커다란 눈에서 흐른 눈물이 S자를 그리며 볼로 내려갔다.

탄가루가 묻어서 그런지 유난히 눈이 커 보이고 눈망울이 수정처럼 투명하다.

헬멧과 마스크를 벗은 모습

위험천만한 갱도에서 무사히 일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숭엄(崇嚴)한 웃음이다.

탄가루와 땀으로  끈적해진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또 촬영했을 것이다.

마스크만 벗으면 피에로 분장을 한 모습과 비슷하다.

씻기 전에 찍은 모습. 오른쪽이 전체훈 작가

둥근 테에 플라스틱 줄을 교차시켜 광부 얼굴을 표현한 작품. 바로 앞에 서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사진을 찍으면 탄가루 묻은 광부 얼굴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춘형 선생님이 전시 볼 곳이 또 있다며

태백 석탄 박물관에서 만나자고 했다.


은빛 나목이 된 자작나무 숲

산허리를 황토색으로 물들인 낙엽송 군락

선홍색으로 물든 옻나무 단풍 잔치 


만추의 풍경에 탄성 또 탄성!


정선, 태백, 영월을 잇는 꼭짓점 만항재를 넘었다. 석탄박물관에 막 도착하니까 태백 문화예술회관으로 가란다. 장소를 잘못 전해 듣는 바람에 구경 한 번 잘했다. 




 붉게 녹슨 철 산화 분진이 내려 앉은 풀밭과 하얀색 개울물

방치된 폐광에서 흘러나온 누액으로 오염된 


작가는 방치된 폐광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하고 있었다.


전제훈 작가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메뉴는 태백 한우였다.

아주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헤어질 때 전제훈 작가는 

축하하러 먼데까지 와서 고맙다며 

아침 식사비까지 챙겨줬다.


- 내가 캔 탄이 누구의 등을 따뜻하게 한다면! -

 

                    전제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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