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또 다른 길
은혜와 영광이 넘치는 교회
다른 날은 교회를 멀리 두고 지름길로 돌아왔지만 오늘은 꼭 저 교회를 가봐야겠다.
죽은 나무에 피어있는 버섯
다가가서 만져보니 예상과 달리 딱딱했다. 틀림없이 영지버섯 종류인 것 같다.
신기한 열매
다른 길로 오길 참 잘했다.
틀림없는 아욱
접시꽃나무처럼 크다. 우리나라 아욱 꽃은 밥풀때기만 한데 이곳은 간장종지만 하다.
새와 사람 둘 다를 위해 만든 나무다리
딸네 집 쪽을 향해 찍은 풍경
언제나 이 다리에 서면
넘실대는 충만감과
영혼의 허무를 동시에 느낀다.
장난감처럼 예쁜 집
예쁜 집을 닮아 순수하고 맑고 친절한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다.
다리 건너 성큼 다가온 교회
오늘은 다리 건너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갈 것이다.
왼쪽 지름길로 가면 만나는 교회 모습
모네가 연상되는 수련
오른쪽 길 끝에서 만난 교회 앞
용기 내서 이길로 오길 잘했다.
묘한 분위기의 교회 옆마당
숲 속 교회인 줄 알았는데 번화가와 접해 있어 많이 놀랐다.
교회 게시판에 붙어 있는 옛날 사진
주택가가 형성되기 이전의 모습인 듯
교회 옆옆 집 담장에 핀 꽃
혹시 이어폰 판매점?
네덜란드에서는 밖에만 나오면 문맹이라 벙어리가 된다. 언어와 문자의 소중함을 새삼 뼈저리게 깨달았다.
교회를 그린 수채화
간단한 게 만든 풍차 모형
굳은 표정의 세 가족
동서양을 막론하고 서민층은 고달프다.
신발도 신지 못하고 어디를 가는지?
남자의 무섭도록 어두운 표정과 아들 손을 꽉 잡은 거칠고 큰 손에 결연한 그 무엇이 서려있다. 어린이가 들고 있는 것은 농기구 같다.
화실은 아닌 것 같은데 작품 세 개가 전시되어 있어 한동안 감상했다.
어느 집 마당에 피어있는 아네모네
홀로 피어 더 어여쁜 꽃
다닥다닥 모여 피어 어여쁜 꽃
혹시 길을 잃지 않을까 멀어지는 교회를 뒤돌아 보며 거리를 가늠했다. 정 못 찾겠으면 다시 교회로 가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가면 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가 아니라 모든 길은 통하게 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걱정을 욱여넣으며 걸었다. 과연 길은 통했다. 주택가 골목을 나오니 곧바로 자작나무 숲길로 이어졌다.
뜻밖의 손님
68년 만에 살아있는 가재를 만났다.
네덜란드에는 가재가 아주 많다고 했다.
멀리 돌더라도 교회 앞쪽으로 오기를 백 번 천 번 잘했다.
숲 넘어 교회 앞쪽 주택가 탐방을 마친 기념사진
흐뭇한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충충한 명이로드
명이 꽃이 진 지금은 이 길을 잘 걷지 않는다. 하지만 먼 한 바퀴를 도느라고 산책 시간이 너무 길어져 딸이 기다릴까 봐 지름길이기도 한 명이로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 초의 명이로드
꿈길처럼 아련한 이 모습을 안 봤더라면 오솔길이 호젓해서 좋더라며 호들갑깨나 떨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