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삽화

123. 소원성취

by 글마중 김범순
KakaoTalk_20250427_194529704.jpg

설렘의 상징 민들레 홀씨


두 달에 한번 병원에 가서 진료와 약 처방을 받는다. 두 달 전 의사가 남편 혈당이 아주 높고 나 역시 당뇨가 의심되니 4월 16일 피검사를 하라고 했다. 우리는 그토록 좋아하는 오렌지를 줄이고 착실하게 토마토, 오이, 콜라비, 당근을 먹었다.


4월 20일 교육을 받는데 협찬한 제약회사에서 항염, 항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프로폴리스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급한다고 했다. 남편은 고혈압, 고지혈, 당뇨, 전립선염, 관절염을 앓고 있다. 나도 고혈압, 고지혈 약을 먹고.


남편은 관절염 때문에 두 달에 한 번 정도 어깨주사를 맞고 마약성분 진통제까지 먹고 있다. 항염작용이 탁월해 혈관 건강에 좋다고 검증받은 프로폴리스는 우리 부부를 위한 약 같았다. 여태 건강보조 식·의약품과 무관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건 꼭 사고 싶었다.


남편은 약을 한 움큼씩 먹는다. 가급적 약 숫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한 알을 더 추가할 수는 없었다. 그래 사지 말자.


살까? 말까? 계속 갈등하던 나는 이를 악물었다.


4월 23일 의사가 피검사 결과를 알려줬다.

"두 분 피가 깨끗하고 콩팥도 아주 건강하세요. 남편 분 혈당과 당색소 수치도 많이 감소했어요."

나는 호들갑스럽게 박수까지 치면서 기뻐했다. 하마터면 백만 원 넘게 주고 프로폴리스를 살 뻔했다는 안도감에서 그랬을 것이다.


병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공주로 달렸다.

산나물을 뜯기 위해서다.

휠체어에 앉은 남편은 현장 감독

나는 일꾼이 되었다.


사진1) 다래순 사진2) 원추리와 취나물


사진3) 밥보자기나물 사진4) 고사리


KakaoTalk_20250427_195014106.jpg

사진5) 산머위


시골에서 자라 채취 본능이 강한 나는 봄나물을 뜯지 못하면 봄이 온 것 같지 않았다.


약 두 시간 반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봄맞이를 실컷 했다. 소원을 성취한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