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147. 큰사람

by 글마중 김범순

오복식당 상차림


1인분에 9,000원 가성비 맛집에서 초봄 맞이 기념으로 오쌤을 만났다. 오쌤이 근무하는 사무실 근처인데 오이무침, 고사리나물, 멸치볶음, 어묵볶음이 맛있어서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새들을 보러 천변으로 내려갔다. 오쌤은 다른 날을 많았다는데 오늘은 몇 마리 없다며 무척 아쉬워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다. 나는 잿빛 왜가리와 흰 왜가리 몇 마리만 만났어도 좋았다.


차 타고 지나갈 때는 물이 맑은 것 같았는데 가까이 보니 아니었고 바람만 세차게 불었다.

날이 푸근하다고 해서 옷을 얇게 입었더니 찬바람이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서둘러 오쌤이 근무하는 빌딩으로 들어갔다.


오쌤은 시청을 은퇴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주간보호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했다. 1월 2일 카톡이 왔다. 근무처를 이동했다고. 뛰어난 능력에 감탄하며 축하 메시지만 보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훈훈했다.

추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직원이 삼색 매직팬으로 그린 작품과 명언


벽면의 게시판을 보고 놀랐다.

게시 그림과 글이

자주 바뀐다고 해서 더 놀랐다.


이렇게 훌륭한 직원도 있다니!


창가에 즐비한 화분


오쌤이 직접 만든 양초


드넓은 오쌤 사무실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창가에 있는 화분이었다. 저렇게 많은 화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니까 직장 옮겼다고 지인들이 보낸 축화 화분이라고 했다. 오쌤은 어질고 의로울 뿐 아니라 대인관계 폭까지 넓은 아주 큰사람이었던 것이다.


큰사람의 사전적 의미 :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

또는 큰일을 해내거나 위대한 사람.


오쌤은 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1월 2일은 골프 원정 투어로 태국에 있을 때라 톡을 건성으로 읽어서 확실하게 몰랐다. 오래된 절친이라는 인식만 깊을 뿐 함께 기뻐하고 축하할 줄 몰랐던 내가 몹시 부끄러웠다.


차를 마시며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업무에 방해가 될까 봐 오후 1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 기념이라며 건넨 선물


빈손으로 보내도 정말 괜찮은데!

마음과 달리 사양을 모르는

염치없는 손이 냉큼 받았다.






















작가의 이전글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