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2026. 3월 12일
아련하도록 예쁜 매화
그제부터 팔목이 시고 온몸이 무거웠다.
장편소설과 문학상 응모를 끝내고 보름 넘게 팡팡 놀았더니 게으름이 몸에 밴 것 같았다. 마냥 눕고 싶은 게으른 자신을 모질게 다그쳐 집을 나섰다. 찬바람이 품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연습장에서 스크린 골프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양파만 수북하게 쌓였다. 열이 치받아 중간에 그만두고 공원을 걷기로 했다.
체련관 앞에 동백꽃 한 송이가 피었다. 찌푸렸던 얼굴이 금세 미소로 바뀌었다.
걷기도 벅차 발길을 돌리는데 혀가 따끔거리며 가장자리를 따라 혓바늘이 조르륵 돋아 올랐다. 게으름이 아니라 정말 아픈 거였다. 헛웃음이 나왔다.
묵은 열매도 예쁘다. 몇 년 전 작은 꽃이 예뻐서 다음 검색을 했더니 계동선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억력이 젬병이라 확실치 않다.
꽃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꽃도 머잖아 활짝 필 것이다. 몸은 무겁더라도 걷기를 잘했다.
막 피기 시작한 산수유꽃
아직도 바람이 차고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며칠 있으면 산수유꽃은 만발할 것 같다.
몇 년 전 이맘때쯤 여동생과 금오도에 가서 만개한 동백꽃에 홀딱 반했었다. 올해도 내가 가자고 하면 선선히 따라나설 것이다.
그때는 이렇게 몸이 무겁지 않았다. 누군가 여행은 가슴이 뛸 때 많이 해야 한다더니 그 말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