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하실까요?

8 곶감

by 글마중 김범순

소설 쓰는 나

수필 쓰는 김 선생님

시 쓰는 이 선생님

우리 셋 모두

과거가 자리 펴고 기다리면 미래가 놀러 오는 종가에 큰 관심을 보이자

종부는 신바람을 내며 감말랭이 한 접시를 또 내왔다.

힘들 만도 하건만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

봉제사 접빈객의 일상이라 차 대접은 일도 아닌지!

애잔한 나의 외할머니는 저토록 행복하지 않았다.

외할머니는 현몽을 통해 열일곱 조상 얼굴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제사 모시기로 득도의 경지에 올라 그럴 것이다.

낙엽 쌓인 숲처럼 포근하고 결결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마루를 내려섰다.

또 오면 되지. 섭섭한 마음을 달랬다.

“계산하고 가셔야지요. 처음에는 입이 안 떨어져서 이 말을 못 했었어요.”

이런! 허술한 나는 언제나 이렇다.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기와집 처마 밑에 감이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아홉 개의 가슴과 열한 개의 손을 가진 종부가 깎은 것이다.

곶감이 되면 세상 어디에도 없을 만큼 얌전하고 공손한 모양새로 제사상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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