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기쁨(16)

이해인 ‘감사 예찬’, 나태주 ‘감사’

by 김승희


감사 예찬 / 이해인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감사 / 나태주


오늘도 물과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


오늘도 무슨 일인가 할 수 있음에

감사


오늘도 누군가 만날 수 있음에

감사


더불어 어딘가 갈 수 있음에

감사


무엇보다 숨 쉬는 사람임에

감사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로는 원치 않는 일에 휘말리거나 뜻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고 무너져 삶이 흔들릴 때가 많이 있다. 마치 견고한 성벽을 향해 걸어가는 듯하고 거친 광야를 걸어가는 기분이다.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나 막막함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무너진 자리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 주저앉게 된다. 그 순간 다시 삶을 일으키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무엇일까? 실패하고 무너진 나의 삶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감사’라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실패하고 무너진 삶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감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감사를 잃어버린 삶이란 욕망의 가장 최전선에서 쓸 수 있는 있는 나의 모든 것을 동원하여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고, 그 전진에 후퇴함 없이 추구하는 욕망은 너무도 달콤하기에 주변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 나에게 주어진 어떤 것도 만족하지 못하고, 나에게 있는 그 어떤 것도 초라해 보이기에 그 누군가에게도, 그 무엇 하나도 감사하지 못하고 나아가게 된다. 결국 감사함을 잃어버린 삶은 어느 순간 쉽게 무너지고 황폐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나태주 시인의 ‘감사’처럼 물과 밥을 먹을 수 있어 감사, 무슨 일인가 할 수 있어 감사, 누군가 만날 수 있어 감사, 어딘가에 갈 수 있어 감사, 숨 쉬는 사람임에 감사할 수 있다면 결코 실패한 인생이 있을 수 없다. 아니 실패했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나는 지금 살아 있기에 숨 쉴 수 있고, 누군가 만나고 뭔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런 감사함으로 살아간다면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향기 나는 꽃길이고 보석처럼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향기로운 삶, 누구보다도 빛나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그 비결은 바로 감사하는 삶이다.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면 그 어떤 순간도, 나에게 있는 모든 것들에 감사함이 넘칠 것이고 오늘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진정 감동하게 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지금의 삶이 너무나 감사하여 감동으로 벅차오르는 삶을 산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감사란 어떤 큰 축복이 나에게 왔을 때, 너무나도 이루고 싶은 것들이 이루어졌을 때, 부와 명예와 행복이 있을 때 하는 것이 감사가 아니다. 물론 그런 일들이 나에게 온다면 당연히 감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 그 어떤 순간에도 감사함으로 몸부림치며 그 감사함이 내 입술에서 항상 흘러나올 때 그 감사가 인생을 끌고 가는 것이고 인생의 힘든 순간에도 감사함으로 일어설 때 우리는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감사함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고, 고맙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다. 결국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것,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그 상황을 살아가는 태도인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감사함을 마음속에 장착하고 있다면 그 어떤 순간에도 우리는 빛나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벌써 7월이다. 6개월이 시간이 한순간처럼 훌쩍 지났다. 감사를 잃어버린 순간들이 너무 많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아프지 않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많은 대상들이 있음에 감사하다. 남은 6개월 매 순간 감사함으로 모든 분들이 향기 나는 꽃길을 걸으며 보석처럼 빛나는 삶을 사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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