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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선 30화

여백의 몫

by 한현수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 첫날,

가능한 큰 글씨의 친필 서명을 받기 위해

주교단은 큰 종이를 교황에게 내밀었다


교황은 돋보기로 봐야 할 정도의 작은 글씨로

fransisco라고 썼다


모두 함께 웃었다


주교들은 깨알 같은 이름 때문에 웃었고

교황은 여백이 커서 웃었다




시집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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