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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음 Sep 28. 2022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이 평온하게 흐른다.

여름, 성장의 계절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사랑을 하고 있는지 믿기지 않는 날이 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의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믿기지 않는 순간이 흐른다.



이유 없이 사랑을 받는다. 이유 없이 사랑을 주고는 나의 서툰 하루에 손 내민다.



 "매일매일 더 행복해지자. 나랑 같이"



매일매일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 순간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하는 순간이 흐른다. 흐르고 흘러 도착할 곳은 끝일까 아니면 시작일까.



일 년 중 더 많은 날들은 믿기지 않는 사랑이 당연해지고, 또 가끔은 당연한 사랑이 믿기지 않는 날이 반복된다. 반복되는 하루를 감당하는 게 사랑이라면 아직도 나는 사랑을 감당할 재간이 없다.



그럼에도 사랑은 흘러 들어와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데려다 놓는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하는 나를 보고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원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 속에서 춤을 출지, 주저앉을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거라니까?"



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나에게는 어렵다는 걸 사랑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내 앞에는 그가 있다.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을 놓치기 싫어 더 힘을 주어 손을 잡았다. 그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는 내가 힘을 주어 손을 잡은 것보다 더 강하게 나를 끌어안고는 말한다. "더워더워더워더워"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모두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법이니까.



뜨거운 온도의 여름이 내뿜는 더운 기운과 함께 머무는 사랑을 마주한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이 평온하게 흐르고, 더운 기운이 선사하는 뭉게구름을 시선에 담는다.



여름은 색이 더 진하게 보이는 마법을 부린다. 녹색으로 진하게 물든 나뭇잎과 대비된 하얀 뭉게구름 뒤로 보이는 맑은 빨간 지붕이 여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말도 안 되게 투명한 여름이 사랑과 함께 흐른다. 여름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짐작이 남았다.




'신지음 계절집'의 사계절 중 '여름 : 성장의 계절'편 입니다.

4계절의 이야기가 틈틈히 올라올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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